'검찰총장 오른팔' 수술…범죄정보 총본산 '범정' 물갈이(종합)
대검 범죄정보기획관실 수사관 소속청 복귀…중앙지검 범죄정보과도 개편
문무일 의지 반영된 듯…일각선 '우병우 라인 솎아내기·적폐 청산' 해석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방현덕 기자 = 전국 검찰의 각종 범죄정보를 수집·관리하고 분석해온 대검찰청 범죄정보기획관실이 문무일(56·사법연수원 18기) 검찰총장 후보자의 임명과 함께 대대적으로 개편된다.
전국 최대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 역시 같은 역할을 하는 범죄정보과 개편에 나서는 등 검찰의 정보수집·관리 조직이 변화의 한복판에 서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선 박근혜 정부 검찰 수사의 핵심 지원 조직을 뜯어고치는 시도로도 풀이한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날 대검 범정기획관실 소속 수사관 40여 명은 이달 말까지 원소속 검찰청으로 복귀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검찰 수사관 인사가 이달 31일 예정돼 있지만, 수사권 전원을 내보내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대검 관계자는 "범죄정보기획관실의 역할, 대외활동방식 등에 대해 구체적인 방침을 정하는 등 '리빌딩'(조직 재편성) 후 수사관 선발 등 절차를 거쳐 범정기획관실을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통상 검찰은 각종 경로를 통해 범죄정보를 입수해 분석·평가한 뒤 내사를 본격화할지 판단하며 내사 이후에는 다음 단계의 수사로 나아갈지를 결정한다.
대검 범정기획관실은 범죄정보1담당관과 2담당관 체제로 구성된다. 범정1담당관은 부정부패 정보, 경제 사범, 언론·정보통신을 포함한 각종 공개 정보를 수집 및 관리한다. 2담당관은 공안, 선거, 노동, 대공, 사회단체 및 종교 등과 관련한 각종 정보를 수집·관리한다.
범정 수사관들은 전국 각지와 관계기관 등에서 범죄 첩보와 정보를 입수해 생산하며 범정기획관실은 이를 토대로 분석한 뒤 각급 검찰청에 내려보내는 역할을 한다.
국회, 정부, 기업 등에서 범죄정보를 수집·생산해 검찰총장에게 직접 보고하는 범정기획관실은 검찰 조직, 재계, 정치권 동향 등도 광범위하게 파악해 총장의 힘을 과도하게 키운다는 지적이 이어지며 적절성 논란을 빚기도 했다.
새 정부의 검찰개혁 기조에 따라 검찰의 특수수사와 공안 분야 수사가 대폭 재편될 전망이어서 범정 분야에 대해서도 재편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검찰은 이번 기회에 전반적인 범죄정보 수집 및 생산, 관리 체계를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향후 대검 범죄정보 담당자들의 정보수집 대상과 내부 보고 체계 등을 손질할 방침이다.
다만, 조직 축소는 현재 고려 대상이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조직 개혁은 검찰 권한 축소, 정치적 중립성 확보 등을 꾀하는 문 후보자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검찰에 대해 진행된 '우병우 사단 솎아내기'의 차원에서 범정기획관실의 인적 쇄신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우 전 수석이 재임한 박근혜 정부 시절에 이뤄진 검찰 수사 가운데 부적정 처리된 사건을 겨냥해 이러한 수사의 근거를 제공한 범정 분야를 대상으로 한 '적폐 청산'으로 볼 수도 있다는 취지다.
앞서 6월 청와대는 전임 정수봉(51·사법연수원 25기) 범정기획관을 서울고검 검사로 발령낸 이후 후임자를 임명하지 않았다.
당시 청와대는 정 전 기획관을 포함한 고검장·검사장급 인사에 대해 '과거 중요 사건의 부적정 처리'를 명분으로 사실상 좌천하는 인사를 단행한 바 있다.
서울중앙지검에서 대검 범정기획관실과 비슷한 역할을 하는 범죄정보과도 마찬가지로 개편 대상이 됐다.
일각에서는 중앙지검이 범죄정보과 수사관들에게 업무중단 지시를 내렸으며, 사실상 감찰 작업을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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