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통 4개월' 국내 최장 해저터널 침수…배수펌프 '무용지물'
어제 폭우에 인천 북항터널 이틀째 차량 통제…원인조차 못 찾아
(인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 올해 3월 개통한 국내 최장 해저터널인 인천김포고속도로의 북항 터널이 시간당 60∼70㎜의 비에 이틀째 차량 통행이 통제됐다.
북항터널의 도로지하에 매설된 9천t 용량의 배수펌프가 이번 비에 가동 중단된 게 화근이다.
24일 인천김포고속도로㈜에 따르면 전날 오전 9시 14분께 인천시 중구 제2외곽순환고속도로 인천∼김포구간 내 북항 터널 일부가 침수됐다.
회사 측은 총 길이 5.5㎞인 터널 중 침수구간은 200m가량이라고 밝혔다. 이 구간에 사람 허리 높이 정도인 1m가량 빗물이 찼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전날 갑작스러운 침수 피해로 제2외곽순환고속도로 인천∼김포구간 양방향에서 극심한 차량 혼잡을 빚었다.
도로 관리 주체인 인천김포고속도로㈜ 측은 전날 오전부터 직원 30여 명과 빗물을 빨아들일 수 있는 살수차 16대 등 각종 장비를 투입했지만, 이틀째 복구 작업을 끝내지 못했다.
왕복 6차로인 이 터널은 인천 북항 바다 밑을 통과하는 국내 최장 해저터널이다. 중구 신흥동부터 청라국제도시 직전까지 연결돼 있다.
해저터널의 특성상 바다 밑으로 도로가 이어지도록 설계됐으며 최저심도 59m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오는 그릇형이다.
배수 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으면 집중호우가 내릴 때마다 터널이 빗물에 잠겨 차량 통제가 반복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회사 측은 터널 양쪽 입구에 200t 용량의 배수펌프 2개와 터널 가운데 지점에 9천t급 배수펌프 1개가 도로 밑 지하에 매설돼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23일 오전 집중호우에 9천t급 메인 배수펌프는 작동하지 않아 무용지물이 됐다.
회사 측은 가동 중단 원인조차 찾지 못한 채 허둥대고 있다. 메인 배수펌프가 왜 제때 가동되지 않았는지는 현재까지 파악되지 않았다며 배수 작업이 모두 끝나면 원인을 찾겠다고 했다.
인천김포고속도로㈜ 관계자는 "북항 터널 도로 밑에 매설된 배수펌프는 도로 위에 물이 차면 파이프를 통해 지하로 물을 빨아들인다"며 "이후 북항 바다 쪽으로 연결된 관로를 통해 빗물을 내보낼 수 있게 설계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제 터널 내부에 찬 빗물의 양은 9천t가량"이라며 "메인 배수펌프만 제대로 가동됐어도 침수 피해는 없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회사 측은 빨라도 오는 26일께나 침수 복구가 끝날 것 같다며 기존에 이 터널을 이용하던 차량은 남청라IC나 인근 중봉대로 등지로 우회해 달라고 당부했다.
인천시 중구 남항 사거리부터 경기도 김포시 통진읍 하성삼거리까지 잇는 인천김포고속도로는 총 길이 28.88㎞ 왕복 4∼6차선 도로로 2012년 3월 착공해 5년만인 올해 3월 개통했다.
so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