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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톡톡] 대통령 '최측근'은 바로 이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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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톡톡] 대통령 '최측근'은 바로 이 사람!

역대 대통령 '1호 통역관' 이야기

'사진으로 읽는 이야기'



(서울=연합뉴스) 도광환 기자 = 대통령 경호관에서 직업 경호관이 된 한 남자와 여자 톱 가수의 이야기를 그린 1992년의 할리우드 영화 '보디가드'(Body Guard)는 잘 짜인 스토리와 감미로운 사운드트랙으로 지금도 사랑받는 콘텐츠입니다.

조선 시대 역관은 요즘의 통역관입니다. 중인 신분으로 천시된 경향이 있으나 외국어 교육기관인 '사역원(司譯院)'에서 전문 교육을 받아 외교와 무역에 적지 않은 역할을 했습니다.

주로 중국어 전문이었으며 몽골어, 일본어를 담당하기도 했습니다.


'대통령 최측근' 제목의 글이 엉뚱한 이야기로 시작한다고요? 제목에서 낚인 것 같다고요?

그렇습니다. '정치적인' 의미가 아닌 '물리적인' 개념으로 대통령 가장 가까운 사람은 위에서 언급한 경호관과 통역관입니다.

그중 지금부터 통역관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통역관은 업무 특성상 대통령에 제일 밀착하는 사람입니다. 양자회담 때는 정상들의 숨소리와 미세한 컨디션까지 듣고 읽을 정도입니다.

스치듯 지나가는 대통령의 미묘한 표정, 자주 사용하는 단어의 숨은 뜻을 헤아려야 할 때도 잦습니다.


뛰어난 외국어 실력은 통역관이 갖춰야 할 여러 조건 중 하나일 뿐입니다. 국제정치는 물론 역사, 문화, 지리, 예술 등의 지식도 우수해야 합니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국제외교무대에 데뷔한 한미정상회담 수행원 가운데 화제가 된 인물 중 한 명이 '1호 통역관(영어)'인 김종민 행정관이었습니다.


대부분 청와대 통역관이 그렇듯이 김 행정관도 외교부 소속입니다.

출신학교 등 개인 신상이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40대 초반에 해외파이고, 2007년에는 북핵 협상을 위한 6자회담에서도 활약한 바 있다고 하네요.

유명세를 치른 이유는 자주 눈에 띈 덕도 있겠으나 수려한 외모도 한몫한 듯합니다.

역대 대통령을 보좌한 '1호 통역관'들에게는 뒷이야기가 많습니다.

먼저 박정희 대통령 때는 조상호 전 체육부 장관이 의전수석으로 10여 년간 영어통역을 했습니다. 전두환 대통령 때는 김병훈 수석, 노태우 대통령 때는 노창희 수석이 맡았습니다.

이때만 해도 차관급인 의전수석이 영어통역과 의전을 동시에 수행했다고 합니다.


전문 외교관 출신이 통역관을 맡으면서 처음으로 명성을 얻은 사람은 박 진 전 의원입니다. 김영삼 정부에서 활약했으며, 3선에 국회 외교통상위원장까지 역임했죠.

조깅을 좋아한 김 대통령 뒤를 쫓아다니며 빌 클린턴 등의 통역을 많이 한 덕에 '조깅 통역관'이라 불리기도 했답니다.


김대중 대통령 때 단연 유명했던 통역관은 강경화 현 외교부 장관입니다. 잘 알려진 대로 비(非)고시 출신 외교부 여성국장 1호를 기록한 커리어우먼으로, 약 3년간 김 대통령 곁을 지켰습니다.

이후 유엔에 진출해 유엔 전문 외교관으로 활약하다 최근 인사청문회 논란 끝에 문재인 정부 첫 외교부 장관에 낙점됐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30대 젊은 남녀 외교관을 전방에 포진시켰습니다. 김일범, 이성환, 이여진 통역관이 그들입니다. 이들은 여러 이유로 하나같이 화제의 인물이 됐습니다.

외무고시 33기 출신인 김일범 통역관은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등 세 정부에 걸쳐 통역을 맡았습니다. 아직은 유일한 사례입니다.


그런데 김 통역관이 세상에 널리 알려진 것은 통역보다는 결혼 덕분이었습니다.

2010년 5월, 7년간 교제해온 배우 박선영과 결혼했는데 그 후 그의 별명은 '대통령의 남자'에서 '박선영의 남자'로 바뀌었다고 하네요.


이성환 통역관도 화제의 인물입니다. 노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찬사를 늘어놓을 만큼 실력과 감각이 뛰어났으며, 역시 외무고시 33회 출신입니다.

그에게는 특별히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하나 있습니다.

2004년 한영정상회담(노무현-토니 블레어)과 2005년 한미정상회담(노무현-조지 부시)에 배석한 이 통역관이 자신의 아버지와 같은 회담장에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아버지가 당시 각각 주영대사와 주미대사를 역임한 이태식 전 외교부 차관이었기 때문입니다.


박근혜 대통령 때 다시 청와대에 파견돼 여러 해 동안 1호 통역을 맡아 노 대통령에 이어 두 명의 대통령을 도왔습니다.


이여진 통역관도 실력과 외모는 물론 결혼을 통해 화제를 일으킨 재원이었습니다.

2000년대 초, 한미우호증진 단체인 '코리아 소사이어티'의 회장직을 맡아 대통령 행사에 많이 참석하던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은 이 통역관에게 자기 아들을 소개했습니다.

이 통역관은 열애 끝에 마침내 조 회장의 둘째 며느리가 됐습니다.


통역관은 겉으로 보기에 화려해 보이는 전문직이지만 고된 긴장이 도사린 직업입니다. 반복된 훈련, 돌발 상황에 대처하는 순발력, 탁월한 집중력을 항상 견지해야 합니다.

행사에 앞서 한쪽 구석에서 발음 연습을 하고 골똘히 자료를 들여다보며 뭔가를 외우고 있는 사람이 보인다면, 그가 바로 대통령 통역관입니다.

doh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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