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되고 잠기고…'150㎜ 물폭탄' 경기도 곳곳 폭우 피해(종합)
시흥 시간당 96㎜…도로·주택 침수 속출·야영객 가까스로 구조
(수원·의정부=연합뉴스) 최종호 최재훈 기자 = 23일 100㎜ 이상의 집중 호우가 내린 경기지역에는 하천물이 불어나 수십 명의 캠핑객 발이 묶이고 도로와 주택이 침수되는 등 곳곳에서 피해가 잇따랐다.
이날 오전부터 오후 3시까지 내린 비의 양은 고양 155.5㎜, 의왕 135.5㎜, 시흥(신현동) 129.0㎜, 군포(수리산길) 121.0㎜, 파주(금촌) 107.5㎜, 양주(장흥면) 107.0㎜ 등이다.
특히 시흥에는 시간당 96㎜의 폭우가 쏟아졌다. 이는 앞선 주말 심각한 비 피해를 본 충북 청주 지역의 시간당 최대 강우량 91.8㎜를 넘는 양이다.
이처럼 단시간에 장대비가 쏟아지면서 캠핑객들이 고립됐다가 간신히 구조됐다.
오전 10시께 포천시 이동면의 한 캠핑장 앞 다리가 침수돼 야영객 21팀 125명이 고립됐다.
소방 당국은 이 중 45명을 우회도로로 대피시켰다. 남은 80명은 비가 서서히 그쳐 캠핑장에 남기로 한 것으로 파악됐다.
연천군 군남댐 하류 지역 야영객 등 22명도 물이 불어나기 전에 대피했다.
비슷한 시각 고양시 제2자유로 강매나들목 부근 서울 방향 도로 300m 구간은 빗물에 잠겨 3차선 도로가 전면 통제됐다.
시 관계자들이 긴급 배수작업을 벌여 약 2시간 만에 통행이 재개됐다.
오전 11시에는 의정부시 충의로의 한 도로가 물에 잠겨 약 40분간 통제됐고, 오전 7시 30분께에는 파주시 기왓돌 지하차도와 산내 지하차도 등이 침수돼 파주시 관계자들이 나와 약 1시간 동안 복구 작업을 했다.
광명시 능촌 지하차도와 군포시 당동 지하차도를 비롯해 시흥, 용인 등 경기남부 지역에서도 도로 수십 곳이 한때 통제됐다.
주택 침수도 잇따랐다. 고양시에서만 오전까지 128가구가 침수피해를 신고했다. 풍동을 비롯한 일산동구 쪽 피해가 100여건 이상으로 파악됐다.
오전 8시께에는 고양시 덕양구 삼송테크노밸리의 한 사무실 천장 우수관이 터져 사무실 전체가 물에 잠기기도 했다.
수원시 광교신도시 일대 일부 상가도 빗물이 점포 안으로 들어와 오전 영업을 중단했다가 오후부터 재개했다.
수도권에 내리던 비는 정오를 기점으로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이에 따라 한때 수도권 대부분의 지역에 내려졌던 호우특보는 오후 2시 40분을 기해 모두 해제됐다.
기상청은 이날 저녁까지는 서울과 인천, 경기 등 수도권 곳곳에 산발적으로 빗방울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비는 오늘 저녁 이후 그쳤다가 내일 낮에 수도권을 중심으로 10∼50㎜가량 다시 내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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