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 비판에 뿔난 두테르테 "형편없는 미국에 절대 안 간다"
(하노이=연합뉴스) 김문성 특파원 =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자신의 '마약과의 유혈전쟁'을 비판한 미국 의회에 반감을 드러내며 미국을 절대 방문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22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전날 오후 기자들에게 "대통령 재임 기간은 물론 그 이후에도 미국에 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미국은 형편없다"고 비난했다.
이런 발언은 미국 하원의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가 지난 20일 두테르테 대통령의 마약 유혈소탕전에 대한 청문회를 열어 필리핀 정부의 인권 유린을 성토한 이후 나왔다.
제임스 맥거번 인권위 공동위원장은 두테르테 대통령이 인권을 경시한다고 비판하며 "그가 미국에 온다면 대규모 시위대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4월 두테르테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며 그를 백악관에 초대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맥거번 공동위원장을 겨냥, "내가 무엇 때문에 미국에 갈 것으로 생각하느냐"며 미국이 중동과 필리핀에서 저지른 것으로 알려진 인권 침해를 조사하라고 맞받아쳤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작년 9월 당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올바른 방법으로 범죄와 전쟁을 하라고 필리핀에 촉구하자 미국이 필리핀 식민지배 시절(1898∼1946년) 민다나오 섬에서 저지른 무슬림 학살사건을 거론하며 반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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