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베이어벨트 가격 14년간 담합한 4개사 검찰 고발
공정위, 동일고무벨트 등에 과징금 378억원 부과
OEM·시판 시장에서 217회 담합…가격 인상으로 소비자 피해
(세종=연합뉴스) 민경락 기자 = 높은 시장점유율을 악용해 10년이 넘도록 가격을 담합해 온 컨베이어벨트 생산업체들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됐다.
공정위는 컨베이어벨트 입찰과 판매시장에서 담합한 4개 제조업체에 과징금 378억원을 부과하고 이들을 모두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고 23일 밝혔다.
제재 대상 업체는 동일고무벨트[163560], 티알벨트랙, 화승엑스윌, 콘티테크파워트랜스미션코리아 등이다. 이들의 시장점유율을 모두 합하면 시장별로 80∼99%에 달한다.
컨베이어벨트 판매시장은 화력발전소나 제철회사 등으로부터 직접 생산을 발주받아 납품하는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EM) 영업시장과 대리점 등에 규격화된 제품을 판매하는 시판시장으로 구분된다.
이들은 OEM·시판 시장 모두에서 14년간 총 217건에 걸쳐 전방위적인 담합을 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동일고무벨트, 티알벨트랙, 화승엑스윌 등 3개사는 2000년부터 2012년까지 포스코[005490]가 발주한 컨베이어벨트 입찰에서 약 100여 개의 품목에 대해 낙찰 예정업체와 입찰가격을 미리 합의하고 그대로 실행했다.
그 결과 12년 동안 품목별 낙찰업체가 거의 변하지 않았고 품목별 단가도 연평균 8%, 12년간 약 90%나 올랐다.
이들은 2004년부터 2012년까지 포스코건설 등 4개사가 발주한 35건의 제철회사용 컨베이어벨트 입찰에서도 담합하면서 들러리를 선 업체에 외주생산을 주는 등의 방법으로 이익을 나눠 가졌다.
이들 4개사는 1999년부터 2013년까지 당진 화력발전소 등 10개 화력발전소가 발주한 163건의 입찰에서도 담합해 일감을 나눠 가졌다.
낙찰을 받은 업체는 들러리를 선 업체에 외주생산을 주거나 거래를 가장하는 방법으로 서로 대가를 나눈 것으로 조사됐다.
또 동일고무벨트와 티알벨트랙은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시멘트회사용 컨베이어벨트 등 총 10건의 입찰에서 사전에 낙찰 예정업체 등을 합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동일고무벨트, 티알벨트랙, 콘티테크파워트랜스미션코리아 등 3개사는 2004년부터 2013년까지 대리점에서 판매하는 컨베이어벨트의 가격 인상 시기, 인상률에 대해 합의한 사실도 밝혀졌다. 이들은 매년 1∼2회씩 7.2∼20% 수준으로 가격을 인상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희은 공정위 카르텔조사과장은 "시장점유율이 높은 사업자들이 14년간이나 해온 담합을 적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라며 "담합 구조가 와해하면서 국내 컨베이어벨트 공급 시장 경쟁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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