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선에 울고 웃은 헥터, 패전 모면+신기록 기회(종합)
'때아닌' 타선 빈타에 패전 위기…팀 역전으로 기사회생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KIA 타이거즈 헥터 노에시가 타선에 울고 웃었다.
올해 갖가지 신기록에 도전 중인 헥터는 18일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시즌 첫 패전을 당하고 신기록 달성도 물거품이 될 뻔했다.
헥터는 이날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17 프로야구 KBO리그 방문 경기에서 넥센을 상대로 선발 등판, 7이닝 3피안타 4볼넷 7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다.
그러나 득점 지원 부족으로 1-2로 뒤진 채 8회 말 마운드를 불펜 고효준에게 넘겼다.
시즌 첫 패전 위기였다.
헥터는 이전까지 17경기에서 14승을 거두며 전반기를 다승 부문 1위로 마쳤다.
그동안 패전은 한 번도 없었다. 본인이 잘 던지기도 했지만, 등판만 하면 경기당 9점 이상을 뽑아준 타선 지원이 결정적이었다.
개막 선발 14연승은 2003년 정민태와 함께 개막 이후 선발 최다 연승 타이기록이다.
헥터가 후반기 첫 경기인 이날 승리를 추가했더라면 개막 이후 선발 15연승으로 이 부문 최다 신기록을 작성할 수 있었다.
헥터는 이날 경기 시작과 동시에 1회 말 넥센 1∼3번 타자에게 3연속 안타와 이중도루로 순식간에 2점을 빼앗긴 게 뼈아팠다.
테이블세터 이정후와 서건창이 연속 안타로 출루한 뒤 더블스틸에 성공해 무사 2, 3루 기회를 만들었고, 다음 타자 채태인이 좌전 적시타로 주자를 모두 홈으로 불러들였다.
그 후에도 헥터는 1사 2, 3루에 몰렸지만, 이택근을 투수 앞 땅볼로 직접 잡아내고 고종욱을 삼진으로 처리하면서 안정을 되찾았다.
헥터는 2회 말 볼넷 1개를 허용했을 뿐 3·4회를 삼자범퇴로 처리하며 본 모습을 완전히 되찾았다.
5회 말과 7회 말에도 볼넷을 하나씩 내주고 나머지 타자를 모두 범타로 처리해 견고한 투구를 이어나갔다.
하지만 아쉬운 타선의 지원 속에서 패전 위기에 몰린 채 마운드에서 내려와야 했다.
8회가 지나도록 KIA 타선은 일어나지 못했다.
패색이 짙어지던 9회 초, 거짓말처럼 역전에 성공했다.
이범호가 넥센 마무리투수 김상수를 상대로 역전 2점 홈런을 터트린 것이다.
베이스러닝을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돌아온 이범호는 헥터와 뜨거운 포옹을 했다. 서로의 신뢰를 확인하는 포옹이었다.
이 역전으로 헥터는 패전을 모면했다.
이로써 헥터는 개막 선발 15연승 기회를 다시 부여받게 됐다. 다음 등판에서 승리하면 신기록을 작성할 수 있다.
KIA는 9회 말 마무리 김윤동이 넥센 박정음에게 동점 솔로포를 허용하면서 연장전으로 끌려갔지만, 10회 초 로저 버나디나가 결승 솔로포를 치면서 승리했다.
패전에서 벗어난 것은 물론 짜릿한 역전승까지 지켜본 헥터는 경기 막판에 더욱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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