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경찰·정보기관·국경수비대 관할 대테러 '슈퍼부서' 신설
영국 총괄 내무부 신설…조직 비대화 우려도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호주 정부가 테러에 더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경찰과 정보기관, 국경수비대 등을 모두 관할하는 '슈퍼 부서'를 신설하기로 했다.
맬컴 턴불 호주 총리는 18일 연방경찰(AFP)과 국내담당 정보기관인 호주안보정보기구(ASIO), 국경수비대(ABF) 등을 총괄하는 내무부를 새로 만들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번 조직 개편은 내년 6월 말까지 완료될 전망이며, ASIO의 경우 1949년 설립 후 처음으로 법무부 휘하에서 벗어나게 된다.
턴불 총리는 "국가정보 및 국내 보안 체계와 관련해 40여 년 만의 가장 중요한 개혁이고, 테러 문제 해결에 필요한 역사적인 변화"라며 관련 기관 간 협력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턴불 총리는 또 "테러범들의 방법이 진화하는 만큼 우리의 대응방법도 진화해야 한다"며 가장 가까운 동맹국들도 유사 조직이 있다고 덧붙였다.
호주 언론들은 내무부가 이름과 기능 등에서 영국을 본뜬 것이라고 전했다.
내무부의 첫 수장으로는 피터 더튼 현 이민·국경보호부 장관이 낙점됐다. 더튼 장관은 선상난민(보트피플)의 호주 진입을 철저히 차단해 보수파로부터 큰 신임을 얻고 있다.
더튼 장관이 기존의 이민·국경보호부의 정책 임무에다 추가로 대형 조직들을 맡게 되자, 일부에서는 더튼 장관이 기존의 3개 부서를 포함할 정도의 막강한 권한을 갖게 됐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노동당의 케빈 러드 정부는 2007년 선거 승리 후 미국식 국토안보부 설치를 검토했으나 조직이 너무 비대해질 경우 많은 부작용이 우려되자 포기한 바 있다.
당시 국토안보부 같은 조직의 설치는 책임 소재가 모호해지고 움직임이 둔해질 뿐만 아니라 새로운 환경에 대한 적응력이 떨어지고, 자기 일에만 관심을 둘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주요 야당인 노동당의 빌 쇼튼 대표는 이번 조직 개편을 여당 내 갈등을 덮기 위한 '정치적 깜짝쇼'(political stunt)로 규정하면서도 보안전문가들의 말을 먼저 들어보겠다며 평가를 보류했다.
호주 정부는 2014년 9월 테러 경계수위를 '보통'(medium)에서 '높음'(high)으로 격상했으며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동조자들의 테러 위험이 커지면서 관련 법을 대폭 정비·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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