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소셜미디어서 류샤오보 추모 '촛불 부호'도 전송 금지(종합)
中매체, 류샤오보 사망 비판에 반박…"반체제인사들 일생 낭비"
(선양=연합뉴스) 홍창진 특파원 = 중국 당국이 타계한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인권운동가 류샤오보(劉曉波)에 대한 정보통제의 일환으로 '촛불 부호'는 물론 '해장(海葬)'이라는 용어도 금지했다.
17일 홍콩 명보(明報) 등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소셜미디어에서 류샤오보 관련 토론을 봉쇄한 데 이어 추모 의미를 담은 촛불 단어와 부호를 막고 해장(海葬)이라는 용어도 검색 금지어가 됐다.
중국 당국은 지난 13일 숨을 거둔 류샤오보의 시신을 이틀만인 15일 속전속결로 화장 처리한 뒤 유해를 바다에 뿌리는 해장을 치렀다.
중국 당국은 포털사이트와 검색엔진, 소셜미디어에서 류샤오보와 관련한 정보를 모두 차단하는 것은 물론 중국 국민이 관련 정보에 접촉할 수 있는 통로를 차단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위챗(微信·중국판 카카오톡)에서는 '류샤오보'와 그의 부인 '류샤'(劉霞)의 이름이 포함된 문장은 전송이 금지됐다.
신문은 또 토론토대 뭉크 국제사무스쿨의 시티즌랩의 분석 결과를 인용해 중국에서 웨이신(微信·위챗)을 통해 류샤오보 이미지를 전파하는 것조차 막힌 상태라고 전했다.
한편 홍콩 소재의 중국인권민주화운동정보센터는 류샤가 이날 오전까지 베이징 자택에 돌아오지 않고 있으며 베이징의 어느 친척 집에도 가지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
류샤오보의 형 류샤오광 부부 역시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시의 집에 귀가하지 않고 있다.
해외 반체제인사들로 구성된 '류샤오보에 자유를' 단체는 베이징 시간 기준으로 오는 19일 오후 8시부터 세계 각지 해변과 강변의 빈 의자 위에 항쟁, 자유, 희망을 상징하는 제물을 놓고 류샤오보를 추모하는 행사를 벌인다.
19일은 류샤오보의 사망 이후 '두칠'(頭七)이 되는 날이다. 이는 망자가 숨진 지 7일째 되는 날 음식을 준비해 넋을 위로하는 중국의 장례풍속이다.
빈 의자와 함께 찍은 사진에 해시태그(#withliuxiaobo)를 붙여 트위터나 페이스북, 웨이신, 웨이보 등에 올리는 캠페인을 추진하고 있다. 빈 의자는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고도 중국 당국의 저지로 류샤오보가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했던 것을 상징한다.
이에 대해 중국 관영 매체들은 류샤오보 사망을 둘러싼 반체제 인사들과 서방의 비난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17일자 사평(사설)에서 "중국 교도소 당국이 류샤오보 치료에 최선을 다했고 숨진 그의 시신을 해장(海葬·바다장례)하고자 하는 가족의 신청을 승인했다"며 "류샤오보의 형이 해장 요청은 '진심으로' 행해졌고 중국 정부 지원에 감사한다고 밝혔으나, 서방 언론은 여전히 중국을 비난하고 있다"고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글로벌타임스는 "해외로 망명한 반체제 인사들은 해장을 통해 중국 정부가 류샤오보의 흔적을 지우려 한다고 비난하며 그의 죽음이 중국을 변화시키는 '계기'가 될 거라고 선동하지만, 이들 대부분은 해외에서 하찮은 존재가 된 자신들의 이미지를 부각하려 할 뿐"이라고 밝혔다.
이 매체는 "류샤오보가 죽었으니 서구 세력이 새로운 '지도자'를 선택할 테고 반체제 인사들은 그 왕관을 받기 위해 경쟁할 것"이라며 "일부 급진세력은 장래에 류샤오보의 죽음이 자신들의 주의주장에 쓸모가 없게 될 때까지 계속 이슈화할 것"이라고 그의 죽음을 가치 절하했다.
그러면서 "류샤오보의 개인적 비극은 정치적으로 서구에 굴복하는 것이 실패로 끝날 뿐임을 증명했으며 팡리즈(方勵之), 웨이징성(魏京生), 왕단(王丹) 등 반체제 인사들의 일생은 '중국의 몰락'을 바라는 끝없는 기다림 속에 낭비됐다"면서 "서구 세력과 류샤오보 같은 반체제 인사들은 중국이 꾸준히 번영하는데 교란요소일 뿐"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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