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서구청은 숨은 주차명당…길건너 중구 방문객 북적
싼 주차료 입소문…민원인 불편·업무차질 빚자 주차요금 인상계획
(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부산 서구청 주차장은 '만차'.
최근 건축 허가 때문에 구청을 찾은 최모(48)씨는 주차장이 꽉 차 30분간이나 기다려야만 했다.
최씨는 "당시 구청 입구 밖에 줄을 선 차량이 5대나 됐고 주차된 차들이 좀처럼 나오지 않아 짜증이 났다"고 말했다.
17일 관계 당국에 따르면 관광지가 많은 부산 중구를 찾는 방문객이 상대적으로 주차료가 저렴한 인근 서구청 주차장을 이용하는 사례가 늘면서 민원인과 공무원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서구 토성동에 있는 서구청은 용두산공원, 광복로, 국제시장, 부평 깡통시장, 자갈치시장 등 주요 관광지가 있는 중구와 왕복 10차로 보수대로를 사이에 두고 있다.
대부분 1급지인 중구는 부산에서 주차요금이 가장 비싼 곳이다.
중구 남포동 공영주차장 주차요금은 10분당 700원, 하루 주차료는 2만1천원에 달한다.
2급지에 해당하는 서구청 주차요금은 남포동의 절반 이하인 10분당 300원이다 보니 그동안 서구청은 중구 관광객들 사이에서 아는 사람만 아는 숨은 주차 명당으로 통했다.
최근 몇 달 새 입소문이 나면서 차량이 더 몰리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서구청 주차장은 평일, 주말을 막론하고 주차공간이 항상 부족하다.
차를 몰고 온 민원인이 주차를 위해 20∼30분 기다리는 것은 예사다. 불법주차 단속 차량 등 구청 관용차도 주차공간이 없어 구청 입구에서 장시간 대기해 업무에 차질도 빚고 있다.
불편이 계속되자 서구청은 고육지책으로 주차요금을 올리기로 했다.
2급지 수준이던 주차요금을 1급지 나군 수준으로 상향 조정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10분당 주차요금이 기존 300원에서 500원으로, 하루 주차료는 기존 1만5천원에서 2만1천원으로 인상돼 중구 주차요금과 비슷해진다.
주차공간이 없어 업무에 차질을 빚어온 긴급 관용차량 전용 출입구를 따로 만들기로 했다.
서구청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부설주차장 관리 규정 규칙을 변경해 오는 8월부터 시행한다.
서구청 관계자는 "중구 방문객 때문에 구청을 찾는 서구 주민이 불편을 겪어 불가피하게 주차 요금을 올리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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