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효 지났다"…남양유업 갑질피해소송 2심 배상액 대폭 줄어
법원 "불공정거래 맞지만 소멸시효 넘겨"…대리점주 6명 6억→3명 5천만원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남양유업 대리점주들이 '물량 밀어내기' 등으로 손해를 봤다며 소송을 냈지만, 법적 다툼을 할 수 있는 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항소심에서 배상액이 대폭 줄었다.
서울고법 민사10부(윤성근 부장판사)는 대리점주 A씨 등 6명이 남양유업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6명에게 6억여원을 지급하라는 1심 판결을 깨고 3명에게 손해액 5천300여만원을 인정했다고 17일 밝혔다.
재판부는 "남양유업이 유제품 구입을 강제한 것은 불공정거래 행위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보면서도 "다만 손해배상 청구는 소멸시효 기간인 3년을 넘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소멸시효는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데도 행사하지 않는 상태로 일정 기간이 지나면 그 권리가 사라지게 하는 제도다.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권의 시효는 손해와 가해자를 알게 된 시점부터 3년이다.
재판부는 "대리점주와 남양유업과의 거래 관계가 종료된 날부터 소멸시효가 진행됐다고 볼 수 있다"며 "소송이 제기되기 3년 전인 2011년 7월 14일 이전에 발생한 손해배상 채권은 시효가 완성돼 소멸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물량 밀어내기 '갑질'과 관련해선 소송을 제기한 2014년 7월 14일로부터 3년 이내에 남양유업과 거래했던 A씨만 2천200여만원의 배상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법원은 남양유업이 대형마트에 근무하는 판촉 사원의 임금을 떠넘긴 부분에 대해서도 일부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거래상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대리점주에게 경제상 이익을 제공하도록 강요한 것은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며 A씨를 비롯한 대리점주 3명에게 총 3천10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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