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불허 국지성 호우…청주 290㎜ 물폭탄, 옥천·영동 '쾌청'
온난화·대기 불안정, 청주 주변에 가늘고 긴 비구름대 형성
(청주=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16일 청주시내 곳곳에 시간당 90㎜가 넘는 물폭탄이 쏟아지면서 도시기능이 마비됐다.
이날 하루 내린 강수량은 290.1㎜로 기상 관측이 시작된 이래 1995년 8월 25일 293㎜가 내린 데 이어 2번째 많은 양을 기록했다.
이번 비는 증평 225㎜, 괴산 173㎜, 진천 149㎜ 등 청주를 중심으로 좁은 지역에 국지적으로 쏟아졌다.
반면 충북 남부권인 옥천·영동에는 전혀 비가 내리지 않았다. 옥천군 청산면과 영동군 추풍령면에서 각각 0.5㎜와 0.1㎜ 측정된 게 전부다.
청주와 가까운 보은군의 경우 내북·산외면에 각각 209㎜와 138㎜가 쏟아졌지만, 바로 옆에 붙은 회인면은 8㎜, 회남면은 빗방울이 떨어지는 정도의 적은 비만 내렸다.
우리나라를 동서로 가로질러 가늘고 길게 걸쳐있는 장마전선의 특징이 그대로 나타난 것이다.
이런 강수 형태는 올해 계속 되풀이되고 있다.
지난 3일에도 청주는 134㎜의 많은 비가 내린 반면, 추풍령 32㎜, 증평 39.5㎜, 충주 41㎜ 등 지역별로 3∼4배의 편차가 났다.
이 같은 국지성 호우는 가뭄이 심했던 올해 누적 강수량 편차도 크게 벌려놨다.
청주에 638.4㎜가 내려 물바다가 된 데 반해 옥천과 영동에는 260㎜와 199㎜의 적은 비가 내려 일부 산간 농경지 등은 여전히 가뭄 피해에 시달리고 있다. 충주와 제천에도 299.5㎜와 331㎜가 내리는 데 그쳤다.
기상청은 이런 국지성 호우의 원인으로 지구온난화를 꼽는다. 기온이 상승하면 대기가 포함할 수 있는 수증기량이 늘어나는 데, 우리나라처럼 산지가 많은 지형에서는 대기가 불안정해 좁고 강한 비구름이 형성되기 쉽다는 설명이다.
청주기상지청 관계자는 "국토의 70%가 오밀조밀한 산지로 이뤄진 우리나라는 기류가 시시각각으로 변하기 때문에 게릴라성 집중호우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며 "기상청 입장에서 비구름을 모니터링 하는데도 어려움이 많다"고 설명했다.
bgi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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