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처스 올스타 MVP 최민재 "힐만 감독님 '픽미 픽미'"
3타수 2안타 1홈런으로 2017 퓨처스 올스타 MVP
2013년 입단해 두 차례 손목 수술로 올해에야 본격 활약
(대구=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2007년부터 시작한 퓨처스리그 올스타전은 '미래의 스타' 산실 구실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역대 최우수선수(MVP) 수상자의 면면도 화려하다. 채태인(넥센), 전준우(롯데), 김종호(NC), 정진호(두산), 하주석(한화) 등 팀 주축선수로 자리한 사례가 적지 않다.
2017년 퓨처스 올스타전 MVP의 주인공은 최민재(SK)다.
북부 올스타 1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한 최민재는 1회 말 임지섭(상무)을 두들겨 벼락같은 선두타자 홈런을 때렸다.
이어 2회 말에는 2사 주자 없는 가운데 빠른 발을 앞세워 2루수 쪽 내야 안타를 만들었다. 비 때문에 6회 초까지만 진행한 이 날 경기의 유일한 멀티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 선수다.
MVP에 선정된 최민재는 상금 200만원과 트로피를 받았다.
인터뷰 기회가 많지 않은 퓨처스리그 선수 대다수는 갑작스럽게 기자회견에 참석하면 어색한 느낌을 지우지 못한다.
최민재 역시 마찬가지였다. "(MVP를) 노리고 온 것도 아니고, 한 타석만 들어가자고 했다. (홈런은) 얻어걸렸다. 이걸 받았다고 (1군에서) 잘되고 그럴 거 같진 않다. 지금 하던 대로 다치지 않고 하다 보면 중간은 갈 것 같다"며 교과서적인 소감을 밝혔다.
공주중-화순고 출신 최민재는 2013년 SK에 4라운드 지명을 받아 프로에 입문했다.
그러나 입단 직후 손목이 부러져 수술대에 올랐고, 2013년 9월에야 복귀해 퓨처스리그 6경기에 출전했다.
이후 공익근무요원으로 병역을 해결한 최민재는 다시 손목을 다쳐 재활을 거친 뒤에야 올해 본격적으로 퓨처스리그에서 활약하기 시작했다.
성적만 놓고 보면 퓨처스리그 최고의 1번 타자라고 봐도 무방하다. 최민재는 56경기에서 타율 0.365(170타수 62안타), 2홈런, 24타점, 32득점, 22도루를 올렸다.
그는 "운동장에서 남들보다 많이, 빨리 뛰는 게 장점이다. 공 맞히기와 달리기는 자신 있지만, 수비가 약점"이라고 말했다.
김선빈(KIA)과 정진기(SK)의 고등학교 후배인 최민재는 "정진기 선배한테 많은 도움을 받았다. 비시즌 기간 같이 운동하며 폼도 봐주셨다. 롤 모델인 박재상 선배님도 지금까지 많은 도움을 주셨다"고 선배들의 이름을 소중하게 하나씩 꺼냈다.
평범하게 진행되던 기자회견은 최민재의 재치 넘치는 한 마디로 웃음바다가 됐다.
'트레이 힐만 SK 감독에게 하고 싶은 말을 영어로 부탁한다'는 질문에 한참을 고민하던 최민재는 "픽미 픽미"라고 말했다.
아이돌 육성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에서 출연자들이 자기를 뽑아 달라는 간절한 소망을 담은 노래 '픽미(PICK ME)'의 가장 유명한 소절이다.
최민재는 기자들의 웃음을 뒤로하고 "이 상 받았다고 거만해지지 않고 겸손한 선수가 되겠다. (당장은) 1군 욕심이 없지만, 안 다치고 잘 마무리하면 언젠가 좋은 경험 얻을 것"이라고 다시 한 번 겸손하게 다짐했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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