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호평' 멜라니아의 스타일 담당자가 전하는 '패션 한수'
佛 출신 디자이너가 스타일 전담…"방문국·종교·외교의례 고려"
佛 방문 때 입은 빨간색 정장은 디오르에 대한 오마주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패션의 나라' 프랑스에서 남다른 패션 센스를 발휘해 주목받은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의 스타일 담당자가 해외 순방 시 의상 선택 팁을 공개했다.
멜라니아 여사의 스타일을 전담하는 사람은 프랑스 출신의 여성복 전문 디자이너인 피에르 에르베(52)다.
멜라니아 여사가 지난 1월 남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축하 무도회에서 입은 흰색 드레스가 에르베의 작품이다.
당시 멜라니아 여사가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프랑스 이민자 디자이너의 작품을 선택했다고 해서 화제가 됐지만 그는 피에르 발만, 오스카 드 라 렌타, 베라왕, 카롤리나 헤레라 등 유수의 패션 브랜드서 근무하며 인정받은 인물이다.
지난 13일(현지시간) 프랑스에서 멜라니아 여사가 입어 화제가 된 크리스티앙 디오르의 빨간색 모직 치마 정장도 에르베가 선택한 것이다.
에르베는 이날 미 패션전문지 WWD와 인터뷰에서 미국 퍼스트레이디의 첫 프랑스 방문이라면 디오르가 논리적으로 당연한 선택이라며 "디오르는 프랑스와 영원히 함께한다. 디오르라는 브랜드는 이제 프랑스 어휘 중 하나다"라고 말했다.
에르베는 특히 멜라니아 여사와 자신이 디오르 창립 70주년을 맞아 오마주(존경)를 표현하고 싶다는 데 뜻을 모으고 이 의상을 선택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8월 미국 국적을 취득한 에르베에게 디오르는 특별한 의미가 있기도 하다.
그는 학교를 졸업한 직후인 1986년 디오르에서 인턴으로 일하며 패션계에 첫발을 디뎠으며 이듬해 프랑스 명품 브랜드 연합인 '코미테 콜베르'(콜베르위원회)가 디오르 창립 40주년을 기념해 주최한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등 디오르와 인연이 깊어서다.
그는 멜라니아 여사가 입은 디오르 정장 디자인이 그녀의 날씬한 허리 라인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는 점에서도 좋은 선택이었다고 밝혔다.
에르베는 "내 일은 미국을 대표하는 이 여성을 아름답게 보이도록 하는 것"이라며 "패션업계에 좋은 안목을 가진 사람은 많고, 드레스에 어울릴 구두를 찾는 일은 쉽지만 내게 이 일은 이 여성의 유산을 남기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다고 옷을 입은 사람이 단순히 예뻐 보이는 데 초점을 맞춰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인형처럼 예뻐 보여서만은 안된다. 포장도 매우 중요하다. 샤넬 넘버5 향수를 크로락스 락스통에 담지는 않는다"는 것이 그의 논리다.
에르베는 그러면서 "너무 지적이지는 않으면서도 약간의 의미를 더하려 한다. 방문국과 종교, 외교의례를 존중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벨기에 방문 때는 벨기에 디자이너 울렌스의 가죽 소재 벨트 정장을, 독일에선 독일의 대표적인 패션 디자이너 질 샌더의 의상을 선택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그는 자신이 스타일리스트가 아닌 '진정한 디자이너'이지만 이 일이 재미있어서 한다고 말했다.
특히 멜라니아 여사와 "모든 것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며 대화는 항상 좋고 긍정적"이라는 그는 "함께 있을 때면 멜라니아 여사가 휴대전화를 들여다보지도 않을 정도"라고 자랑했다.
이렇게 심사숙고해 고른 옷에 대한 즉각적인 반응을 볼 수 있는 것도 "흥미롭다"고 말했다.
그는 "곧바로 기사가 인터넷을 도배하고 사람들이 판단하기 시작한다. '이 점은 못봤구나. 그런데 어쩌면 맞는 지적 같아'라는 생각이 들 때는 괴롭기도 하다"고 말했다.
luc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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