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술 먹고 불법영업 빌미 '으름장'…동네 조폭 백태
경기 남부 상반기 856명·1천637건…업무방해·갈취·폭력 순
(수원=연합뉴스) 강영훈 기자 = 지난 2월 17일 경기도 시흥시의 노래방에서 도우미와 함께 술을 마신 뒤 여성 업주에게 불법행위를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돈을 뜯은 혐의(공갈)로 A(46)씨가 구속됐다.
A씨는 지난 1월부터 두 달간 수도권 유흥가를 돌며 각종 불법행위를 동영상으로 찍어 협박하는 수법으로 17차례에 걸쳐 공짜로 술을 먹고 680여만원을 갈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2월 24일에는 부천시에서 택시를 타고 가다가 난폭운전 탓에 몸을 다쳤다며 운전기사에게 치료비를 요구한 혐의(공갈)로 B(35)씨가 구속됐다.
B씨는 2015년 3월부터 올해 4월까지 부천 일대에서 비슷한 수법으로 버스·택시 기사를 상대로 11차례에 걸쳐 합의금 110여만원을 뜯은 혐의다.
공짜로 술을 마시고 폭행을 일삼거나 불법영업 신고를 빌미로 업주를 협박하는 '동네 조폭'의 범죄 행각이 끊이지 않고 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올해 상반기(1∼6월) 동네 조폭 856명을 검거해 이 중 혐의가 중한 137명을 구속했다고 17일 밝혔다.
이 기간 조폭 개입 사건은 총 1천637건으로, 업무방해가 464건(28%)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갈취 412건(25%), 폭력 392건(24%), 무전취식 201건(12%), 기타 168건(10%)이 뒤를 이었다.
동네 조폭 검거 인원은 지난해 같은 기간 382명보다 124% 급증했다. 또 사건 수도 지난해 같은 기간 719건보다 128% 증가한 것이다.
경찰은 올해 4월부터 3개월간 동네 조폭 특별단속을 벌여 성과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특별단속은 끝났으나, 경찰은 앞으로도 동네 조폭 검거에 힘쓸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전통시장·유흥가 등 지역 상인이 많은 곳에서 첩보수집 활동을 하고, 상습적인 폭력범 검거 시 '폭력 사범 삼진아웃제'를 적용할 방침이다.
삼진아웃제는 집행유예 이상의 전과가 포함된 3년 이내 2회 이상의 폭력전과자가 다시 폭력범죄를 저지른 경우 구속하는 제도다.
경찰 관계자는 "폭행이나 협박, 갈취 등의 범죄로 치안 불안을 야기하는 동네 조폭을 뿌리 뽑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ky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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