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사관, 아픈노인 방치" 中누리꾼 주장에 美측 "적절 조치"
(베이징=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 비자발급 절차를 밟던 고령의 민원인이 더위탓에 쓰러졌으나,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주장에 제기된데 대해 당사자인 주중 미국대사관이 "적절한 조치"를 했다며 반박하고 나섰다.
13일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등에 따르면 아이디 'WZ시보리아랑'의 누리꾼은 본인 계정에 이런 내용을 올렸다.
이 누리꾼은 "쓰러진 노인에게 "당시 현장에는 미국대사관 소속 중국인 직원이 있었지만, 이 직원은 물 한 모금조차 가져오지 않고, 구급차를 부르지도 않았다"면서 "노인이 흰 거품을 물고, 얼굴이 창백해지자 이를 보다 못한 한 남성 민원인이 욕설하며 빨리 구급차를 불러달라고 하자 이 직원은 자신 모욕했다며 이 남성의 비자 발급을 거부했다"고 적었다.
이어 "이 직원은 (그 남성에게) 불만이 있으면 고소를 하라고 했지만, 힘없는 일반인이 어디에 가서 고소해야 하느냐"면서 울분을 터뜨렸다.
사연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중국인이 중국인을 무시하는 데, 외국인은 어떻겠냐", "중국 직원은 잘못된 우월감에 빠져있다" 등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 글은 게시되자마자 3천 회 이상 공유되는 등 중국 누리꾼의 관심을 끌었다.
논란이 일자 주중 미국대사관은 이 누리꾼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며 "적절한 조치"를 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대사관 측은 관영 환구시보(環球時報)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민원인이 쓰러지자마자 의무 인원에게 연락하는 등 즉시 도움을 주었다"면서 "쓰러진 노인의 가족에도 연락해 영사구역 안으로 안내했다. 이후 가족들이 노인을 모시고 집으로 돌아갔다"고 반박했다.
이어 "최근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어 비자 신청자들에게 얼음물도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도 민원인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방법을 계속해서 찾도록 하겠다. 비자 신청자들이 예약 시간 20분 전에 도착할 수 있도록 알림을 제공해 실외 대기 시간을 줄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환구시보는 해당 글을 게시한 누리꾼에게 연락을 시도했지만, 이 누리꾼은 입장을 밝히지 않고 웨이보 계정을 폐쇄한 상태라고 전했다.
chin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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