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무부, 밴쿠버 트럼프호텔 오픈때 국고 1천700만원 지출
지난 2월 개관식때 방 19개 예약…트럼프 자녀 등의 숙박비용인듯
트럼프 자녀 경호하면서 동시에 트럼프그룹과 거래도 하는 애매한 상황
(워싱턴=연합뉴스) 심인성 특파원 = 미국 국무부가 지난 2월 캐나다 밴쿠버의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 & 타워' 개관식 때 국고 1만5천여 달러(약 1천700만 원)를 이 호텔 숙박비로 쓴 것으로 확인됐다고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는 정보공개법에 따라 국무부에 관련 자료의 공개를 요청해 입수한 자료를 분석해 이같이 전했다.
국무부는 밴쿠버 영사관이 보내온 호텔 숙박비용 관련 자료 중 중요 부분을 삭제하고 공개하면서 국무부가 왜 이 돈을 지출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국무부는 당시 19개 호텔 방값으로 1만5천여 달러를 지불했는데 이는 당시 개관식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가족들을 위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월 28일 열린 개관식에는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 부부와 차남인 에릭 부부, 차녀 티파니 등이 참석해 호텔 오너인 말레이시아 갑부의 아들 주 킴 티아와 함께 테이프커팅을 했다.
이들은 VIP 리셉션에도 참석한 뒤 하룻밤을 묵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의 사진을 보면 트럼프 자녀들을 경호하는 경호원들의 모습도 포착됐다.
WP는 백악관 비밀경호국(SS)이 대통령의 직계 가족들을 경호하지만, 국무부 역시 대통령 가족이 외국을 여행할 때 관련 경호나 물자를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WP는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자녀들이 그동안 트럼프그룹 사업 홍보차 밴쿠버 이외에 두바이, 우루과이 아일랜드를 방문했다면서 잠재적으로 좀 곤란한 상황이긴 하지만, 그때마다 정부 기관들이 대통령 가족들을 보호하는 동시에 국민 세금으로 트럼프그룹 관련 기업과 거래도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트럼프그룹이 밴쿠버의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 & 타워를 소유하고 있지는 않지만, 관리 및 라이선스 계약을 맺어 이로 인한 수익이 2016년부터 올해 4월까지 기간에만 500만 달러(약 57억 원) 이상에 달했다고 전했다.
WP는 그러면서 최근 전격 사퇴를 한 월터 샤웁 정부윤리청(OGE) 전 청장이 지난주 CBS 방송 인터뷰에서 '트럼프그룹이 트럼프 대통령 덕분에 사업적 이익을 보는 것으로 믿는다'고 언급한 점을 재차 거론했다.
sim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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