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병살 악령'도 극복하는 이승엽의 존재감
(수원=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삼성 라이온즈가 네 번이나 병살이 나오는 '안 풀리는' 경기를 하고도 승리했다.
이승엽이 3안타 4타점으로 맹활약한 덕분이다.
이승엽은 12일 경기도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kt wiz와 벌인 KBO리그 방문 경기에서 삼성의 5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 5타수 3안타 4타점 1득점으로 맹타를 때리고 11-3 대승을 이끌었다.
올해를 끝으로 은퇴하는 이승엽은 이날 첫 타석부터 '현역 전설'에 어울리는 기록을 만들었다.
이승엽은 0-0으로 맞선 2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kt 선발투수 고영표의 4구째 체인지업을 잡아당겨 우전 안타를 만들었다.
이승엽의 통산 2천100호 안타다.
역대 KBO리그에서 2천100안타를 채운 타자는 양준혁(은퇴), 장성호(은퇴), 박용택(LG)을 이어 이승엽이 네 번째다.
양준혁과 장성호는 은퇴 전까지 각각 통산 2천138개, 2천100개의 안타를 쳤고, 박용택은 11일 기준으로 2천142안타를 기록했다.
이승엽은 이날 경기 종료까지 개인 통산 안타를 2천102개로 늘리면서 장성호를 제치고 KBO리그에서 통산 안타가 세 번째로 많은 타자가 됐다.
그러나 경기 초중반까지 이승엽은 제대로 웃을 수 없었다.
팀이 득점 기회를 만들고도 번번이 병살로 자멸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삼성은 4회까지 매 이닝을 병살로 끝냈다.
1회 초 무사 1, 3루에서는 구자욱이 삼진으로 잡힌 뒤 다린 러프가 유격수-2루수-1루수 병살타를 쳤다.
2회 초에도 무사 1, 2루를 만들었지만 조동찬의 삼진에 이어 이지영의 2루수-유격수-1루수 병살타로 아쉬움을 삼켰다. 2천100안타를 치고 2루까지 갔던 이승엽도 홈에 들어오지 못했다.
0-1로 밀린 3회초에는 무사 2루 기회가 찾아왔지만, 박해민이 삼짐을 당한 뒤 배영섭이 투수 직선타로 잡혔다. 배영섭의 타구를 잡은 투수 고영표가 재빠르게 2루로 공을 던지면서 2루에서 멀어져 있던 주자 강한울이 터치아웃 당했다.
4회 초, 이승엽이 드디어 득점권 기회를 살려냈다. 이승엽은 무사 1, 2루에서 좌월 2루타로 1-1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진 무사 2, 3루에서 이원석이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2-1 역전을 만들었고, 조동찬의 중전 적시타로 이승엽까지 득점했다.
다음타자 이지영의 유격수-2루수-1루수 병살타로 삼성의 공격은 끊겼지만, 이승엽의 방망이는 꺼지지 않았다.
이승엽은 5회 초 2사 만루에서 가운데 담장을 때리는 싹쓸이 3타점 2루타를 작렬했다.
이 한 방에 승기는 완전히 삼성으로 기울었다.
삼성은 혈이 뚫린 듯 7회 초 1점, 8회 초에는 4점을 뽑아내며 신바람 3연승을 달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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