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잘사는 것 보니 흐뭇"…'베트남댁' 부모 83명 방한
한·베우호협의회 환영 오찬…"베트남은 겹사돈의 나라"
(서울=연합뉴스) 이희용 기자 = "머이 보매, 안 니에우!(어머니 아버지, 많이 잡수세요!)"
한국을 찾은 베트남 결혼이주여성의 친정 부모 83명이 딸, 사위, 외손주들과 함께 한자리에 모여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한국·베트남우호협의회(회장 박수천)가 한국국제교류재단 후원으로 12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회관 대연회장에서 개최한 환영 한마음대회에서는 흐뭇한 장면이 연신 펼쳐졌다.
모처럼 친정 부모를 만나 눈물을 글썽이는 결혼이주여성도 있었고 일부 사위들은 장모를 업어주기도 했다. 다문화가정 자녀들은 깜찍하게 재롱을 부려 외할아버지 외할머니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참석자들은 밀린 이야기를 주고받고 베트남 전통무용을 관람하며 오찬을 즐겼다.
대전에서 올라온 쩐리응옥자오(33)씨는 "7년 전 결혼하고 난 뒤 두 번 친정을 간 적은 있지만 우리 집에 부모님을 모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기뻐했고, 아버지 쩐반디엔(65) 씨는 "딸이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보게 해준 한국·베트남우호협의회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사위 김홍기(43) 씨는 "오늘 대전 집으로 모신 뒤 내일 부모가 계시는 전북 무주로 가 양가 어르신들을 처음 뵙게 해드릴 것"이라며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창원에 사는 전병관(51) 씨는 "몇 차례 장인 장모님을 초청하려다가 못하고 지난해 장인어른이 돌아가신 뒤 이제야 장모님만 모시게 됐다"면서 "체류 기한은 3개월이지만 더 계시고 싶다고 하면 기한을 연장해 모실 것"이라고 말했다.
부인 응우옌티꾹(28) 씨는 "맛있는 음식도 많이 해드리고 좋은 데도 구경시켜 드리겠다"고 털어놓았고, 딸 전미나(8) 양은 "외가에서 뵙긴 했지만 한국에서 외할머니를 만나 보니 더 반갑다"며 즐거워했다.
박수천 회장은 "고려 때 우리나라로 망명해 정착한 베트남 왕자의 후손 화산 이씨가 4만 명이 넘고 최근 베트남에서 우리나라로 시집온 결혼이주여성이 7만 명이 넘으니 베트남과 우리나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겹사돈 관계"라면서 "민간외교를 통해 베트남으로부터 얻은 국력의 가치를 나누겠다는 마음으로 올해 친정 부모들을 초청했는데 내년에는 사위와 딸을 베트남으로 보내주겠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더불어민주당의 양승조 국회 보건복지위원장과 유은혜 의원, 자유한국당의 김학용 한·베트남 의원친선협회장, 오신환 바른정당 의원 등이 참석했다.
베트남 결혼이주여성 친정 부모들은 11일 방한해 수원의 삼성 이노베이션 뮤지엄과 서울 경복궁을 돌아봤으며 이날 환영 오찬을 마친 뒤 딸 가족과 함께 지내다가 각자 귀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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