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누리꾼들 "트럼프, 진시황 같다" 비판 美유학생에 큰 관심
(홍콩=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 미국인 유학생이 최근 중국 대학 졸업식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폭군으로 알려진 진시황에 빗대 비판한데 대해 중국 누리꾼들이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이 12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베이징(北京)대 대학원인 옌칭(燕京)학당의 미국인 유학생 코디 애비는 지난 5일 석사과정 졸업 연설에서 유창한 중국어로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그는 먼저 "내 나라 새 대통령이 중국을 좋아한다"며 "그 이유 중 하나가 만리장성을 경외하기 때문"이라고 말을 꺼냈다.
이어 "좋아하는 이유는 만리장성이 중국의 문화유산이어서가 아니라 진시황처럼 이런 장벽을 건설해 미국 국민을 외부로부터 단절시키기를 원하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애비는 트럼프 대통령이 불법이민자 유입을 막겠다며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 장벽 설치를 요구한 걸 진시황의 만리장성에 빗댔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1월 미국-멕시코 국경 장벽 설치 공약을 언급하면서, '만리장성(the Great Wall)'을 연상케 하는 '더 그레이트 월(the Great Wall)'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바 있다.
애비가 이런 내용으로 12분간의 졸업연설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자, 청중은 거의 20초 동안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중국 누리꾼들은 애비의 발언 동영상을 소셜미디어에 퍼날랐다
대부분 누리꾼들은 애비의 연설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나, 일부는 "미국인들이 그에게 배신자 딱지를 붙일지 모른다", "이 젊은이가 미국에 돌아갈 수 있을까"라고 우려하는 글도 올렸다.
미국 메릴랜드 주립대의 중국인 유학생 양수핑(楊舒平·여)이 지난 5월 졸업 연설에서 미국의 언론 자유와 깨끗한 공기를 찬양했다가 중국 누리꾼들로부터 맹비난을 받은 바 있어 애비에 대한 미국 누리꾼들의 반응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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