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샤오보 입원 中병원 "병세 위독…응급처치 중"
(홍콩=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 간암 말기 판정을 받고 가석방된 중국 노벨평화상 수상자 류샤오보(劉曉波·61)가 위독한 상태라고 중국 병원이 밝혔다.
1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의 중국의대 제1병원은 이날 홈페이지에 게시한 성명에서 류샤오보의 병세가 위중한 상태이며 의료진이 적극적인 응급처치 상태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SCMP는 지난주 류샤오보의 상태가 급속이 악화한 이후 병원이 '위중한 상태'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병원은 류샤오보의 혈압이 낮아졌다며 류샤오보가 신장 기능 저하와 종양 전이에 따른 간 내 출혈에 시달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병원은 류샤오보의 간에 대한 자기공명영상장치(MRI) 검사 결과 암 병소가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며 방사선 치료에 적절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는 미국과 독일 의료진이 전날 류샤오보의 간 기능이 개선되면 방사선 치료 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힌 것과 배치된다.
류샤오보를 진찰한 조지프 허먼 미국 텍사스대 MD 앤더슨 암센터 교수와 마르쿠스 뷔힐러 독일 하이델베르크대 교수는 9일 공동성명을 통해 "류샤오보가 적절한 의무후송과 지원을 받으며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다고 본다"며 "의료진은 (말기 환자의) 고통 완화 처치를 권고했으며 중재 시술이나 방사선 치료 등 추가적인 방안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 외교부 겅솽(耿爽)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류샤오보의 해외 치료 허용 여부를 묻는 말에 "관련국들이 중국 주권을 존중하고 개인의 사건을 이용해 중국 내정에 간섭하지 않기를 바란다"며 불가 입장을 재확인했다.
한편, 홍콩에 본부를 둔 중국인권민주화운동정보센터는 류샤오보의 형 류샤오광(劉曉光) 부부가 공안의 삼엄한 감시를 받고 있어 류샤오보의 건강 상태를 다른 가족에게 전달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센터는 중국 당국이 선양에 있는 류샤오보 가족들에게 류샤오보가 해외치료를 받기 위해 이동하는 것이 안전하지 않다는 주장을 지지하는 성명을 배포하도록 압력을 넣고 있지만, 가족이 거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에서는 류샤오보 가족과 전화 연락도 되지 않아 휴대전화가 통제받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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