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이탈리아가 마피아 조직원들의 자녀들을 대 이은 범죄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이들을 가족과 분리해 마피아를 벗어난 삶을 접할 수 있도록 고안된 프로젝트를 확대 추진한다.
7일 AFP통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당국은 '자유로운 선택'이라는 이름이 붙은 마피아 자녀 보호 프로젝트에 대한 재정 지원을 늘리고, 마피아 분파인 은드란게타의 근거지인 칼라브리아 지역뿐 아니라 시칠리아와 나폴리 등 다른 주요 마피아 조직의 근거지에서도 이 방안을 시행하기로 최근 결정했다.
이 프로젝트는 4년 전 칼라브리아 주의 레지오에 위치한 청소년 법정 판사 로베르토 디 벨라에 의해 처음 시작됐다.
청소년 법정에 서는 상당수 비행 청소년들이 1990년대에 자신이 감옥에 보낸 은드란게타 조직원들의 자녀들임을 인지한 디 벨라 판사는 혈연에 의해 대물림되는 마피아 범죄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 '자유로운 선택'을 고안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이 프로그램에는 40명의 마피아 자녀들이 참가했고, 그 효과는 놀라웠다고 디 벨라 판사는 전했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마피아 가정의 청소년들은 보통 15∼16세에 마피아 가정을 떠나 비밀리에 수양 가정이나 공동체에 보내지고, 18세가 될 때까지 2∼3년 간 평범한 삶을 접하며, 마피아 이외의 세계가 있음을 배우는 것으로 전해졌다.
디 벨라 판사는 "마피아 가정의 청소년들로 하여금 감옥이 꼭 거쳐야할 필수 단계 또는 자랑스럽게 걸어야 할 메달이 아니라는 것을 이해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프로그램에 참여한 아이들은 다시 학교로 돌아가 사회적으로 유익한 활동에 참여하고, 가정에서는 억눌렸던 잠재력이나 재능을 발견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피아 가정 출신 청소년 3명의 심리 교육에 관여한 심리학자 엔리코 인테르도나토는 "마피아 가정의 청소년 대부분의 아버지는 감옥에 가거나 죽고, 사촌 형제들도 다 감옥에 있기 마련"이라며 "이 때문에 이들은 가문과 마을의 범죄 역사를 체화하는 것을 당연시 여기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이들을 가문의 성(姓)이 아무런 울림을 갖지 못하는 곳으로 보내 자기 스스로에 대해 배우고, 다른 삶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갖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프로그램 시행 초기에는 마피아 가정의 청소년들을 의도적으로 가족과 격리하는 것에 대해 가톨릭계를 중심으로 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으나 이제는 청소년들의 어머니가 법원을 몰래 찾아와 자녀를 위탁 가정에 보내달라고 부탁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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