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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호칭 '미즈'(Ms.)의 유래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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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호칭 '미즈'(Ms.)의 유래를 아시나요

NYT, 지난달 별세한 '미즈 운동' 선구자 마이클스 삶 조명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 여성 호칭 '미즈'(Ms.)의 '사실상' 창시자라 할 수 있는 여성 운동가 실라 마이클스가 지난달 22일 미국 뉴욕 자택에서 조용히 숨을 거뒀다. 향년 78세, 사인은 급성 백혈병이었다.

미즈라는 용어의 대중화를 이끈 '업적'에도 불구하고 다소 생소한 이름 탓인지 그의 별세 소식은 주요 외신에서도 거의 다뤄지지 않았다.

뉴욕타임스(NYT)는 6일(현지시간) 뒤늦게 마이클스의 부고를 장문의 기사로 전하면서 미즈라는 단어와의 '운명적 만남' 등 그의 삶을 조명했다.

미즈(Ms.)는 결혼 여부에 따라 여성을 지칭하는 미스(Miss.), 미시즈(Mrs.)를 대신해 결혼과 관계없이 여성을 부르는 용어다.

옥스퍼드 영어 사전에 따르면 이 용어가 처음 등장한 것은 1901년, 미국 매사추세츠주 스프링필드의 지역신문 '더 선데이 리퍼블리칸'이 상황에 따라 쉽게 축약해 쓸 수 있는 호칭으로 '미즈'를 소개하면서다.

하지만 실제로 거의 사용되지는 않았고 이후 일부 학자들의 책에 이 용어가 언급되는 정도였다.

본격적인 대중화의 계기를 마련한 것은 수십 년이 지난 뒤인 1960년대 초, 마이클스가 이 단어와 '운명적 조우'를 하게 되면서다.

마이클스는 당시 맨해튼에서 함께 살던 룸메이트이자 인권운동가였던 마리 해밀턴의 우편물에 '미즈 마리 해밀턴'(Ms. Mari Hamilton)이라고 적힌 것을 우연히 보게 됐다.

그때까지 '미즈'라는 단어를 전혀 몰랐던 마이클스는 해밀턴에게 "오타가 난 것 아니냐"고 물었다.

하지만 해밀턴은 이렇게 답했다고 한다. "사회주의자들은, 최소한 그 단어가 어떤 역사적 의미가 있는지는 알고 있단다."

마이클스가 '운명적'이라고 느낀 건 바로 그 순간이었다. 남성의 '미스터'(Mr.)처럼 결혼 여부와 관계없이 여성을 부를 수 있는, 가장 적절한 축약형을 찾아 헤매던 중이었기 때문이다.

그가 여성을 결혼 여부에 따라 구분 짓지 않는 용어 찾기에 몰두하게 된 것은 순탄치 않았던 그의 가정사 때문이었다.

결혼과 이혼을 반복한 그의 어머니는 정식 남편이 아닌 애인과의 사이에서 마이클스를 낳았다. 그 탓에 마이클스는 외가에 맡겨져 어린 시절을 보냈다. 1963년 여성 인권 운동을 하다 체포된 뒤에는 가족과 아예 의절했다.

2007년 영국 가디언 인터뷰에서 마이클스는 "내가 있을 곳이 아무 데도 없었다. 아무도 '너는 내 거야'라고 말해주지 않았다"며 "내가 따라 하고 싶은 결혼 생활을 별로 보지 못했다"고 회고했다.

그렇게 재발견된 '미즈'라는 용어가 마침내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게 된 것은 마이클스가 1969년 뉴욕의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이 단어를 언급하면서였다.

여성운동 대모인 글로리아 스타이넘이 마침 이 방송을 듣고, 곧 창간한 여성운동 잡지의 제호를 '미즈'로 정하면서 이 단어는 북미 대륙을 넘어 유럽으로까지 퍼져 나갔다.

마이클스는 2000년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미즈'라는 용어가 가질 파급력을 처음부터 잘 알고 있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미즈'는 다름 아닌, 바로 나였다!"

y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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