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평화활동가 린디스 퍼시, 강정마을 찾아
500번 연행에 15차례 옥살이…"평화 올 때까지 투쟁”
(서귀포=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오래전부터 강정 주민들의 제주해군기지 반대투쟁에 대한 소식을 계속 접해왔습니다. 방금 '멧돌부리'를 다녀왔는데 정말 아름다운 곳이었습니다. 그 바로 옆에 완공된 제주해군기지를 보니 참담하고 충격적입니다. 영국 곳곳에 주둔 중인 미군이 만들어 낸 상황과 아주 비슷합니다."
비폭력 직접행동과 시민 불복종으로 유명한 영국 출신의 국제 평화활동가 린디스 퍼시(76·여)씨는 7일 오후 서귀포시 강정동 제주해군기지 앞에서 열린 인간 띠잇기에 동참해 이같이 말했다.
환수복지당 초청으로 지난달 27일 한국에 온 그는 용산, 평택, 성주 등 전국 곳곳의 현장을 둘러보는 평화기행의 일환으로 6일 강정마을을 찾았다.
그는 이날 오전 강정마을 평화센터를 둘러본 뒤 생명평화 미사를 참관하고 오후엔 인간 띠잇기와 주민 간담회 일정을 소화했다.
조산사로 30여년을 활동하던 그는 1981년 핵탄두가 장착된 미군 크루즈 미사일이 그리넘 코먼(Greenham Common) 기지에 반입된다는 소식을 듣고 이에 반대하는 대규모 주민 시위에 참여하면서 평화운동가의 길을 걷게 됐다.
그는 그 과정에서 '카브'(CAAB·Campaign for the Accountability of American Bases)'를 결성하고 영국 내 12곳에 달하는 '실질적' 미군기지에 대한 감시와 반대의 목소리를 주도해왔다.
그는 수십년간의 비폭력 직접행동으로 500번 이상 경찰에 연행됐고, 15차례나 구속됐다. 비폭력 시위 과정에서 경찰의 폭력진압에 한쪽 귀의 청력을 잃기도 했다.
그는 "끈질긴 투쟁을 통해 영국 내 미군기지 일부가 수년 내에 폐쇄될 예정"이라며 "다음 세대의 평화로운 삶을 위해 투쟁을 멈춰선 안된다"고 강정마을의 해군기지 반대투쟁에 대한 연대와 지지를 보냈다.
jiho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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