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 4국 조건 거부 카타르 "우리는 너무 부자, 봉쇄 걱정 없어"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아랍권 4국의 단교 해제 조건을 거부한 카타르가 "우리는 너무 부자여서 위협을 걱정하지 않는다"고 아랍권의 위협을 일축하고 나섰다.
그동안 천연가스 판매 등을 통해 이미 충분한 국부를 축적한 만큼 아랍권의 봉쇄위협은 전혀 문제가 안 된다고 반박했다.
알리 샤리프 알에마디 카타르 재무장관은 7일 자 영국 일간 더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카타르가 지난 수십 년간 천연가스 판매를 통해 막대한 재정보유고를 확보하고 있다면서 이를 통해 아랍권의 제재를 견디어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알에마디 장관은 카타르가 국내총생산(GDP)의 250%에 해당하는 국부펀들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카타르의 연 GDP는 1천670억 달러(약 180조 원)에 달한다.
그는 자국에 대해 봉쇄를 단행한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이집트 등과 재정 상황을 비교하면서 카타르가 이들 4국보다 훨씬 나은 경제 펀더멘탈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신용평가사들이 카타르의 경제전망에 대한 평가를 하향 조정했지만 카타르는 여전히 이들 나라보다 양호한 신용등급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UAE와 카타르 사이에서 택일을 강요당한다면 많은 회사가 사업에 대한 정치의 개입을 허용하지 않는 카타르를 선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016년 통계에 따르면 국민 1인당 GDP는 카타르가 7만5천660 달러로 사우디(2만1천750 달러), UAE(4만480 달러), 바레인(2만1천480 달러), 이집트(3천460 달러)보다 월등히 높다.
알에마디 장관은 "바레인과 이집트는 정크본드 수준"이라면서 "사우디 역시 재정에 문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카타르는 걸프 지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국가이며 인접 UAE보다 성장 속도가 40%나 빠르다고 주장했다.
알에마디 장관은 카타르가 경제를 봉쇄가 어려운 서비스 분야로 다양화해 왔음을 지적했다.
카타르가 이른바 단교해제를 위한 아랍 4국의 13개 요구를 거절함으로써 양측간 대치가 장기화할 위험을 보인다.
4국은 카타르에 대한 추가 조치를 위협하고 있으나 걸프협력회의(GCC) 로부터 축출이나 금융제재, 그리고 군사개입 등의 가능성은 배제되고 있다.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카타르의 경제전망을 하향 조정했으나 Aa3 신용등급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카타르 정부가 보유한 상당한 양의 순자산과 '예외적으로 높은 부(富) 수준' 때문이다.
무디스는 카타르의 경우 세계 최고수준의 개인소득이 정치분쟁이 사회안정에 미치는 영향을 완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이 불평하기에는 너무나 부자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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