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⅓이닝 무실점…KIA 불펜, '역대 최약체' 오명 벗고 호투
임창용, 최고령 700경기 달성한 날 시즌 5승 '선물'
(인천=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이번 시즌 KBO리그 선두를 거침없이 질주하는 KIA 타이거즈에 고민이 있다면 '뒷문'이다.
시즌 초부터 불안감을 노출한 불펜은 반환점을 지났지만 뾰족한 수가 보이지 않는다.
작년까지 필승조 한 축을 책임졌던 최영필이 시즌 중 은퇴를 선언하며 전력 누수를 피할 수 없었고, 마무리 임창용까지 심한 기복을 노출했다.
5일까지 KIA의 불펜 평균자책점은 6.37로 리그 10개 구단 중 꼴찌다.
역대 팀 불펜 평균자책점을 비교해봐도 올해 KIA 불펜의 부진은 심각하다.
2014년 한화 이글스가 남긴 역대 최악의 불펜 평균자책점 6.29와 큰 차이가 나지 않고, 뒤에서 2위인 1982년 삼미 슈퍼스타즈(5.84)도 올해 KIA 불펜보다는 덜 점수를 줬다.
이처럼 성적이 저조한 KIA 불펜이 6일 문학 SK 와이번스전에서는 흠잡을 데 없는 모습을 보여주며 역전승을 이끌었다.
이날 KIA 선발 정용운은 5회까지 무실점 호투를 펼치다 6회 홈런과 2루타 2개로 3실점 해 1-3으로 역전을 허용했다.
KIA 불펜은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2사 2루에서 정용운을 대신해 등판한 박진태는 제이미 로맥을 1루수 파울플라이로 처리하고 추가실점 없이 6회를 마쳤다.
7회부터는 임창용의 '쇼타임'이었다. KBO리그 9번째이자 최고령 700경기 출장을 달성한 임창용은 7회 안타 1개만을 내주고 무실점으로 틀어막더니, 8회 2사까지 잡고 고효준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KIA 타선은 7회 2점, 8회 1점, 9회 1점을 얻어 경기를 다시 뒤집었고, 1⅔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 호투한 임창용은 시즌 5승(4패 6세이브)째를 수확했다.
이어 등판한 고효준(⅓이닝 무실점), 김윤동(1이닝 2탈삼진 무실점)도 상대에 틈을 주지 않았다.
경기 후 임창용은 "긴 시간 운동하며 700경기 기록을 달성했지만, 현재 팀에 도움이 못 되는 게 더 아쉽다"고 솔직한 속내를 드러냈다.
통산 253세이브를 기록 중인 임창용은 역대 1위 오승환(277세이브)을 뛰어넘는 걸 올해 목표로 삼았다.
임창용은 그러나 "이제 그걸 생각할 겨를이 없다. 오직 팀에 도움되는 선수가 되는 것만이 목표"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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