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전략 부재에 중·러만 가까워져"
가디언 기고…"중러 밀월관계가 北미사일보다 더 큰 피해"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정책 부재가 중국과 러시아만 끈끈하게 이어주는 역효과를 낳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 외교안보전문매체인 포린폴리시의 아시아 편집장이자 아시아소사이어티 선임연구원인 아이작 스톤 피시는 5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기고한 글에서 북한의 ICBM(대륙간탄도미사일)급 신형미사일 발사에 대한 중국과 러시아의 반응이 오히려 미국보다 더 놀라웠다며 중국과 러시아의 밀월관계에 주목했다.
공교롭게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했을 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모스크바를 방문 중이었다.
양 정상은 정상회담 뒤 공동성명을 내고 대박 압박 강화에 대한 언급 없이 북한에 핵과 미사일 시험발사를 중단하고, 미국과 한국은 사드 배치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양국 외교당국도 공동성명을 내고 한반도에서의 무력 충돌 가능성에 우려를 표하고,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양쪽 모두에게 도발적인 행동이나 호전적인 표현을 자제하라고 당부했다.
피시 연구원은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에 맞대응해 손을 잡은 것으로 보고 그 이유를 크게 두 가지로 분석했다. 하나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과 관련해 중국을 공개적으로 압박하면서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에 대한 전략적 목표가 서로 유사하다는 점을 새삼 인식하게 됐다는 점이다.
양국은 서방 쪽에 기운 한국 대신 '완충국'으로서 북한이 존속하길 희망하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문제로 중국을 압박할 때마다 시진핑 지도부에 대한 존중이 부족하다는 인상을 남긴 것도 중국과 러시아의 밀월관계에 일조했다고 피시 연구원은 지적했다.
특히 중국이 북한을 자신들에게 의존하는 국가로 보는 상황에서, 중국의 대북 외교 정책이나 전략에 대해 미국이 훈수를 두는 모양새가 시 주석의 반감만 샀다는 것이다.
미국의 시리아 제재처럼 미국이 국제정세 재편을 주도하는 상황에도 중국과 러시아는 불만을 품고 있다.
피시 연구원은 이런 중국과 러시아의 밀월관계 확대를 손 놓고 있다가는 멀리 볼 때 북한의 미사일 시험보다 더 큰 이익을 놓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과거와 달리 중국이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으로 자리매김하고 러시아도 지역 강국이라는 점에서 미국의 국익에 더 큰 피해를 가져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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