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동포들 '문재인' 연호… 文대통령 "자부심 느끼십니까"
파독 광부, 간호사 출신 등 200명 참석…"그 헌신에 감사"
"다음엔 통일한국 대통령이 베를린 방문하게끔 초석닦겠다"
(베를린=연합뉴스) 노효동 이상헌 기자·고형규 특파원 = 독일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5일 낮(현지시간) 마련한 오찬 동포간담회는 마치 한국의 민주주의와 해후하는 국정보고회를 떠올리게 했다.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간담회 장소인 시내 호텔에 입장하는 순간부터 인사말을 하는 동안 내내 환영 플래카드와 '문재인' 연호, 그리고 박수가 동반되면서 정치캠페인의 축제 같은 분위기가 연출됐다.
파독 간호사와 광부 단체장, 한인회장, 재독 학생 대표, 현지 정착민 등 200여 명이 자리한 가운데 일부 교민은 행사장 입구에서 '세월호 진상규명 지지합니다', '선체구조위 출범 감사합니다', '마이 프레지던트 문', '달님(Moon)'이 적힌 작은 노란색 플래카드를 든 채 박수와 포옹으로 문 대통령을 환대했다.
문 대통령은 인사말 초반에 "국정농단 사태는 우리 국민을 부끄럽게 한 일이지만, 저는 이런 부끄러움을 세계 민주주의의 모범으로 승화시킨 우리 국민이 너무나 자랑스럽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또 독일 주요 언론의 한국 광장민주주의 극찬 사례를 짚고는 "국민이 만들어낸 광장민주주의의 승리가 외교무대에 선 대통령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고는, "이곳 베를린에서도 한겨울에 브란덴부르크문 앞 광장에서 많은 분이 촛불을 들어주셨다"라고 말했고, 참석자들 사이에선 큰 박수가 터져 나왔다.
실제로, 독일 통일과 분단을 상징하는 이 광장에선 이날 단체장 참석자들보다는 재독 시민단체 활동가와 고국의 민주주의 회복을 열망하는 유학생 등이 중심이 되어 국정농단 사태를 규탄하고 세월호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집회가 지속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미국 방문 성과를 '보고'하면서는 한독 양국관계 발전에 가교가 되어달라고 참석자들에게 당부했고, 그러자 좌중에선 다시 한 번 박수와 "네"라는 우렁찬 반응이 뒤따랐다.
특히, "제 다음 누군가가 통일한국의 대통령으로 베를린을 방문할 수 있도록 초석을 닦겠다"라고도 다짐했다. 이 대목에선 큰 박수와 더불어 환호가 이어졌다.
문 대통령은 교포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공약' 보따리도 풀었다. 그중에 24시간 365일 가동하는 해외안전지킴이센터와, 손쉬운 투표 참여를 위한 재외동포 선거제도 대폭 개선이 눈에 들어왔다.
이에 교포들은 독일의 경제수도이자 유럽본부가 집결한 교통의 도시, 프랑크푸르트에 한국문화원을 세워달라고 요청했다. 지금 독일에는 수도 베를린에만 한국문화원이 있다.
파독 광부단체 대표인 최광섭 글뤽아우프회장이 참석자들을 대표하여 건배를 제의하면서 울먹이자 문 대통령은 예의 단상으로 나와서 악수를 하면서 위무했다.
이날 간담회는 아나운서 출신인 고민정 부대변인과, 특별 초청된 개그맨 김영철 씨 사회로 진행되어 눈길을 끌었다.
rhd@yna.co.kr, honeybee@yna.co.kr, uni@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