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가스전 공유' 이란과 절연 못 해"…아랍권 요구 거부(종합)
"봉쇄 계속돼도 2022년 월드컵 축구 개최 불변"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셰이크 모하마드 알타니 카타르 외무장관은 5일(현지시간) 영국 채텀하우스가 런던에서 마련한 행사에 참석해 사우디아라비아 등 아랍권이 요구한 이란과 우호 관계 단절을 거부했다.
셰이크 모하마드 장관은 "우리는 가스전을 공유하는 이란과 더불어 살아야만 한다"며 "이란과 건전하고 건설적인 관계를 유지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사우디 등은 단교 해제의 최우선 조건으로 카타르가 이란과 제한된 상업 거래 외에 공관 철수 등 우호 관계를 끊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카타르와 이란은 걸프 해역에 있는 세계 최대 매장량의 해상 가스전을 공유한다.
카타르는 액화천연가스(LNG) 수출량 세계 1위로, LNG 수출액이 국내총생산(GDP)의 60% 안팎을 차지한다.
그는 또 "이웃 아랍국가와 겪는 단교 위기는 봉쇄가 아니라 대화로 풀어야 한다"면서 "사우디 등의 봉쇄는 명백한 (주권) 침해이고 모욕적인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사우디 등이 봉쇄 해제의 대가로 카타르의 항복을 요구한다고 지적했다.
아랍권이 폐쇄하라고 압박한 알자지라 방송국에 대해서도 "편견 없이 보도했다"면서 "중립적인 미디어의 필요성에 (사우디 등이) 기분이 상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카타르에 테러리즘을 지원한다는 의혹을 뒤집어씌운 것은 서방 내 반(反)카타르 감정을 조장하기 위해서라면서 테러리즘에 절대 온건하게 대처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아랍권의 봉쇄가 계속되더라도 2022년 월드컵 축구대회는 예정대로 치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참석자와 일문일답에서 그는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가 단교를 주도했다면서도 UAE에 LNG 수출을 중단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UAE는 카타르의 LNG를 해저 가스관으로 하루 5천100만㎥ 수입해 주로 발전용으로 쓴다.
걸프협력회의(GCC)에서 퇴출당할 가능성에 대해선 "우리를 제외한 나머지 5개 회원국이 합의를 해야 하는데 그렇게 되지는 않을 것이어서 걱정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회원국 중 오만과 쿠웨이트가 중립적이라는 것이다.
아울러 입장에 혼선을 빚은 미국과 다르게 유럽권에서는 카타르에 대한 단교·봉쇄가 불법적이라는 데 공감한다고 말했다.
이라크에서 납치된 카타르 왕족의 몸값으로 약 1조원을 지불했고, 이 돈이 이란과 테러 연계 조직에 흘러들어 갔다는 의혹에 대해선 "그 돈은 이라크 정부의 확인을 받았다"고 해명했다. 이 돈이 사우디 등이 단교를 결심하게 된 주요 이유라고 영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이라크 정부는 그러나 이와 관련, '법적, 정치적' 이유로 이견이 있어 이라크중앙은행에 일단 예치했다고 발표했었다.
사우디, UAE, 바레인, 이집트는 지난달 5일 카타르가 테러리즘을 지원한다면서 단교한다고 선언하고 물적·인적 교류를 제한했다. 카타르 선박과 항공기의 자국 영해, 영공 통과도 금지했고 육상 국경도 막았다.
이들 4개국은 이란과 절연, 터키와 군사협력 중단, 알자지라 방송국 폐쇄 등 단교 해제를 위한 선결 조건 13개항을 지난달 22일 카타르에 제시했다.
카타르는 이에 대해 이달 3일 공식 답변을 전달했고, 4개국은 5일 카이로에 모여 카타르의 답변에 대한 대응을 논의하고 있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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