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주공 5단지 최고 50층 재건축 재도전…이번엔?
MICE 부지·공공기여 확대한 보완계획 서울시에 제출
서울시 "도시계획 기본원칙에는 어긋나지 않아"
(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 5단지 재건축조합이 최고 50층짜리 건물을 올릴 가능성이 커졌다.
5일 서울시에 따르면 송파구는 지난 3일 수정·보완된 잠실주공 5단지 정비계획안을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에 제출했다.
잠실주공 5단지 재건축조합은 단지 내 마이스(MICE, 회의·관광·전시·이벤트) 산업 지원용 부지를 기존 계획보다 확대하기로 했다. 건물 일부는 시민청 형태로 이용할 수 있도록 서울시에 기부채납하기로 했다.
서울시가 원하는 공공성과 마이스 지원 기능을 강화할 테니 50층 재건축을 허용해달라는 요청이다.
서울시는 강남 코엑스∼잠실 일대를 대형 마이스 단지로 만든다는 '국제교류복합지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1978년 입주가 시작된 잠실주공 5단지는 30개 동 3천930가구 규모의 대단지다.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대치동 은마아파트와 함께 재건축 시장의 뜨거운 감자다.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라는 불이 발등에 떨어진 강남권 재건축 단지 대부분이 서울시 요구대로 주거지역 아파트 최고 층수를 35층 이하로 낮춰 건축심의를 통과했는데, 이들 단지는 계속해서 50층 허용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잠실주공 5단지의 경우 최고 50층 6천500여가구로 재건축하겠다는 계획을 서울시에 냈다가 지난 2월 퇴짜를 맞자 잠실역 인근이라는 입지를 이용한 '제3의 길'을 찾았다.
조합은 3종 일반주거지역인 잠실역 근처 부지를 준주거지역으로 상향해 최고 50층짜리 주상복합 6개 동과 호텔·오피스텔로 구성된 40층짜리 건물 1개 동 등 초고층 건물 7개 동을 짓겠다는 계획을 지난 5월 말 다시 냈다.
용도지역을 변경하지 않는 나머지 3종 일반주거지역 내 아파트 단지는 서울시 '가이드라인'에 따라 35층 이하로 재건축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3종 일반주거지역에 35층 이상 재건축을 불허하고 있다. 그러나 잠실을 비롯한 광역 중심지에는 비주거 용도를 포함한 주상복합 건물을 최고 50층 높이로 지을 수 있다. 용도지역 변경을 통한 초고층 재건축을 시도한 것이다.
재건축조합이 단지를 관통하는 폭 15m짜리 도로를 만들겠다는 제안도 내놓았지만, 서울시는 용도지역을 변경하려면 문화·업무·전시 등 광역 중심지 기능에 부합하는 시설이 충분히 들어서야 한다고 보고, 수정·보완을 요구한 바 있다.
서울시는 잠실주공 5단지 정비계획안을 소위원회에서 다시 검토한 뒤 별다른 문제가 없다면 오는 19일 열리는 도시계획위원회 본회의에 상정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2월 본회의에서 '보류' 통보를 받은 지 5개월 만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잠실역 주변은 광역 중심지이기 때문에 지역 특색과 연계한 용도지역 상향이 가능하며, 준주거지역이 되면 건물을 50층까지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잠실주공 5단지 재건축이 서울시의 도시계획 기본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시 관계자는 "다만, 준주거지역 변경에 따른 공공 기여가 적절히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cho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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