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또 난민사태 위기감…올해 10만명 지중해 건너
작년보다 줄었지만 이탈리아 부담 가중…사망자 수도 비슷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올해 지중해를 건너 유럽 땅을 밟은 난민 수가 10만 명을 넘어섰다.
국제이주기구(IOM)는 올해 들어 이달 3일(현지시간)까지 지중해를 건너 유럽에 도착한 난민 수가 10만1천210명으로 집계됐다고 4일 밝혔다.
작년 같은 기간 23만1천503명과 비교하면 절반도 안되지만 이탈리아로만 난민이 몰리면서 상황은 나빠지고 있다.
유럽에서는 최근 항구 봉쇄까지 검토하겠다고 한 이탈리아가 실제 행동에 나서게 되면 발칸 반도 난민이 몰려들었던 2015년과 비슷한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는 위기감마저 감돈다.
작년에 지중해를 건넌 난민 중 3분의 2인 15만8천500명은 터키에서 출발해 그리스에 도착했다. 유럽은 터키와 난민 송환 협정을 맺고 상당수 난민을 돌려보내 한숨을 돌렸다.
올해는 지중해를 건넌 난민 수가 줄었어도 터키와 맺은 협정 같은 출구가 없어 그대로 유럽에 부담이 되고 있다.
10만여 명 중 8만5천183명이 이탈리아에 도착했다. 이들은 대부분 북아프리카에서 출발한 난민들이다. 이탈리아는 최근 더는 난민을 수용할 수 없다며 유럽연합(EU)이 부담을 나누지 않으면 항구를 봉쇄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올해 지중해에서 숨진 난민 수는 2천247명으로 작년 2천963명과 비슷한 추이를 보인다.
지중해 난민 수는 줄었지만 북아프리카에서 난민 브로커가 활개를 치고 적정 인원을 초과해 난민을 태운 배들이 몰리는 바람에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IOM 윌리엄 레이시 스윙 사무총장은 "난민 구조를 이탈리아만의 문제로 다뤄서는 안 된다. 전체 유럽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EU는 2015년 난민사태 때 16만 명을 각국에 분산 재정착시키는 계획을 마련했지만 재정착한 난민은 2만 명 정도에 불과하다. 헝가리, 폴란드, 체코 등은 EU 계획을 거부했다.
EU 내무장관들은 6일 에스토니아 수도에서 회담을 열고 난민사태 대응 문제를 검토하기로 했고 이와 별도로 EU, 아프리카 외무장관들도 같은 날 로마에서 만나 외교적인 해법을 논의한다.
디미트리 아브라모풀로스 EU 이민담당 집행위원은 프랑스 일간 르 피가로 인터뷰에서 EU 회원국들이 망명 시스템을 정비해 부적격 난민들은 본국과 협의해 빨리 송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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