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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민 미래장관 후보자, 진화론 입장표명 한때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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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민 미래장관 후보자, 진화론 입장표명 한때 거부

'과학 담당 장관으로서 자질 문제' 지적받고야 추가 해명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신선미 채새롬 기자 = 과학 담당 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의 수장으로 지명된 유영민 장관 후보자가 4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현대 과학의 핵심 이론 중 하나인 진화론에 관한 입장을 밝혀 달라는 요청을 받고 입장 표명을 거부하다가 나중에야 이를 번복하는 해프닝이 빚어졌다.

유 후보자는 진화론 등 현대 과학을 부정하는 이른바 '창조과학'의 신봉자 아니냐는 의심이 일자 이를 부인했으나, 청문회에서 진화론에 대해 한동안 모호한 입장을 고집함에 따라 '과학 담당 장관으로서 자질이 의심스럽다'는 비판도 의원들로부터 받았다.

'창조과학'은 일부 근본주의 개신교 계통 단체들의 주장으로, 현대 과학의 진화론·지질론·우주론 등을 부정하고 성경에 나오는 '6일간 우주 창조', '신에 의한 모든 생물종의 동시 창조', '노아의 대홍수' 등이 과학적·역사적 사실로 입증됐다고 주장한다. 과학계나 주류 기독교 신학계에서는 이런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유 후보자는 이날 최명길(국민의당·서울 송파을) 의원으로부터 '창조과학'에 대한 입장을 밝혀 달라는 질의를 받았을 때 "'창조과학'은 비(非)과학, 반(反)과학적이라고 생각한다"는 상식적 견해를 밝히고 "'창조과학' 모임이나 단체에 참석하거나 가입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이 때까지만 해도 유 후보자가 '창조과학' 신봉자가 아니냐는 의심은 그대로 사그라드는듯했다.

그러나 서울대 자연과학대 학장을 지낸 오세정 (국민의당·비례대표) 의원이 "'창조과학'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그럼 진화론에 대한 입장은 어떠냐"고 물었을 때 유 후보자가 모호한 태도를 고집하면서 논란이 불붙었다.

유 후보자는 "여러 의견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장관 후보자로서 입장을 밝히는게 적절치 않은 것 같다"며 마치 '진화 부정론(否定論)'에 일리가 있다고 보는 듯한 답변을 내놨다.

이에 대해 오 의원이 "다른 부 장관이면 모르겠지만 미래부 장관은 과학기술을 책임지는 자리"라며 재차 답변을 요구했으나 유 후보자는 "미래부 장관 후보로서 답변을 하는 게 또 다른 논란을 일으킬 수 있다"며 '답변 거부' 입장을 고수했다.

오 의원은 "교과서에도 진화론이 실려 있는데 가르치면 안 되는 거냐"며 "과학기술을 책임지는 부처의 장관이 이런 답변을 한 것은 굉장히 의외"라고 말했다.

김성수(더불어민주당·비례대표) 의원은 "진화론에 대한 답변 내용은 과학 부처를 담당할 적격자인지 심각한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는 대응이었다. 신상·정책 문제와도 차원이 다르다"고 평가하며 유 후보자의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그러자 유 후보는 "(오 의원 질문 당시에) '진화론과 창조론 중 어느 것을 믿느냐'고 질문 내용을 오해했다. 종교적으로나 과학적으로나 굉장히 예민한 문제여서 그렇게 답한 것"이라며 한 발 물러섰다.

유 후보자는 "진화론(에 대한 입장)만 질문하신다고 하면, 과학적 근거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 전적으로 동의를 한다"며 "교과서에 실리는 것에 반대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청문회장에서 논란이 가라앉지는 않았다. '진화론이 과학적 근거에 기반하고 있는 점을 인정하며 교과서에 실리는 데에 반대하지는 않지만 반드시 적극 찬성하거나 사실이라고 믿는 것은 아니다'라는 식으로 해석될 수 있는 여지를 남긴 답변이었던 탓이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동성애에 대해 질문한 것도 아니고 진화론을 인정하느냐고 질문한 것인데 답변을 할 수 없다고 하시니까 저로서는 이해할 수 없었다"며 "너무 소심하게 답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유 후보자는 이 문제에 대해 4번째로 질문을 받고 나서야 진화론에 관해 확고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추가질의 시간에 최명길 의원에게 "진화론은 과학적인 근거 기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반대하지 않는다. 교과서에 실려야 한다"고 말했으며, 최 의원은 "그 부분은 (의혹이) 해소가 됐다고 믿겠다"고 해명을 받아들였다.

solatido@yna.co.kr, sun@yna.co.kr, srch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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