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위에 뜬 낚시좌대' 장맛비에 충남 서부 해갈 기대
농업용 저수지 저수율 상승하고 간척지 염도 하락
(홍성=연합뉴스) 한종구 기자 = 극심한 가뭄으로 신음하던 충남 서북부 지역이 지난 주말부터 시작된 장맛비로 한숨을 돌렸다.
농업용 저수지의 평균 저수율이 30%대를 회복했고, 염해의 주범으로 꼽힌 천수만 AB지구 간척지 염도도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4일 대전지방기상청에 따르면 북상하는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나흘째 충남지역 곳곳에 비가 내리고 있다.
이날 오전까지 누적 강수량은 예산 257㎜, 홍성 150㎜, 보령 110㎜ 등으로 극심한 가뭄에 시달린 충남 서북부 일부 지역에 100㎜가 넘는 비가 왔다.
한때 홍성에는 호우경보가, 예산에는 호우주의보가 각각 발효되기도 했다.
반면 서산과 당진의 비의 양은 각각 25㎜와 22㎜로 상대적으로 적었다.
장맛비의 영향으로 도내 900여개에 달하는 농업용 저수지의 평균 저수율이 일주일 사이 30%를 회복했다.
지난주(6월 27일) 23.3%의 저수율을 보인 도내 저수지 평균 저수율은 이날 오전 현재 33.7%를 기록했다.
특히 계속된 가뭄으로 8.0%까지 떨어진 예산 예당저수지는 이날 오전 35.1%까지 늘어났다.
말라버린 저수지 바닥에 놓여 있던 낚시 좌대는 오랜만에 물 위로 떠올랐고, 농민들도 모처럼 단비에 논두렁을 다졌다.
'40년 농사 경력에 모내기를 두 번 하게 만들었다'는 천수만 간척지 염도도 크게 떨어졌다.
도가 이날 오전 천수만 AB지구 간척지에 용수를 공급하는 간월호 염도를 측정한 결과 지난달 30일(3천600ppm)보다 1천ppm 이상 떨어진 2천500ppm으로 측정됐다.
전문가들은 일반적으로 영농 한계 염분 농도를 2천800ppm 정도로 보고 있다.
천수만 간척지에서 농사를 짓는 농민들은 이날도 장맛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 속에서 모내기하며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농민 신모(69)씨는 "며칠 동안 비가 내려서 논의 염도가 크게 떨어졌다"며 "천수만 간척지 농민의 상당수는 기존에 심은 모가 염해로 말라 죽으면서 다시 모내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충남 서북부지역에 생활용수와 공업용수를 공급하는 보령댐 저수율도 9.0%로 전날(8.4%)보다 0.6% 포인트 상승했다.
보령댐 저수율이 상승곡선을 그린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저수율이 서서히 상승한다는 점과 앞으로의 비 소식 등을 고려하면 보령댐 저수율은 당분간 상승 곡선을 그릴 수 있을 것으로 도 관계자는 내다봤다.
충남도 관계자는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충남 서북부지역에 비가 오긴 했지만, 그동안 가뭄을 고려하면 적은 양"이라며 "가뭄이 가장 심한 서산지역을 중심으로 앞으로 100㎜ 정도만 더 온다면 완전 해갈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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