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켈 '분주한 한 주'… 점심 시진핑 저녁 문재인
(베를린=연합뉴스) 고형규 특파원 =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이번 주에 분주한 아시아 외교전을 펼친다.
앞서 지난달 말에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의제 조율을 이유로 유럽 주요국 지도자들과 머리를 맞댔다.
메르켈 총리는 4일(이하 현지시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독일 국빈방문 첫날을 맞아서 저녁에 만찬을 함께하는 것으로 사실상의 '아시아 주간'을 개시한다.
이어 5일 오전에는 주례 대연정 내각 회의를 주재한 뒤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하고 나서 오찬을 한다.
두 정상은 오는 7∼8일 함부르크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 의제에 관해 의견을 나누고 경제협력 강화 등 양자 테마와 함께 국제 정치, 경제 이슈를 두고 공조를 확대하는 방안을 협의한다.
또, 중국이 독일에 건넨 판다 곰 한 쌍이 베를린동물원에 정식으로 '입주'하는 것을 기념하는 행사에도 함께 참석한 데 이어 올림픽경기장을 찾아 양국의 청소년 축구 교류 현황을 점검할 계획이다.
메르켈 총리는 시 주석과 빡빡한 스케줄을 보내고 나서 이날 저녁 군 의장대를 사열하는 것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공식적인 일정에 들어간다.
이어 업무만찬을 하면서 역시나 G20 정상회의 의제와 한독 양국의 경제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하고, 한반도 정치 상황과 동아시아 지역 상황을 두고 숙의할 방침이다.
메르켈 총리가 한국 대통령과 별도로 양자 회담을 하는 것은 약 3년 3개월여 만이다. 2014년 3월 당시 독일을 찾은 박근혜 대통령과 별도 회담을 한 것이 마지막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이번 만남은 의미가 남다르다고 할 수 있다.
문 대통령으로서도 각별한 대좌가 아닐 수 없다. 지난 5월 조기 대선을 거쳐 대통령이 되고 나서 하게 된 별도 양자 회담 상대로 메르켈 총리가 두 번째이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특히, 정치제도 선진국이라는 평을 많이 듣고 통일을 우리보다 먼저 성취한 독일에 평소 많은 관심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고, 그런 연장 선상에서 외교 다변화 등을 앞세워 독일에 조윤제 서강대 교수를 특사로 보낸 바도 있다.
메르켈 총리는 6일에는 리셴룽(李顯龍) 싱가포르 총리의 방문을 받고 그와 회담 등 공식 일정을 소화하면서 동남아 정세와 양자 현안에 무릎을 맞댈 예정이다.
메르켈 총리는 아시아 지도자들과 잇따른 양자 회담을 마무리하고는 올해 G20 정상회의 의장국 독일의 정부 최고지도자로서 7∼8일 함부르크 정상회의를 이끈다.
이번 회의는 문 대통령뿐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파올로 젠틸로니 이탈리아 총리 등 이 무대에 데뷔하는 '얼굴'이 많은 데다 트럼프 행정부의 '마이 웨이'에 여타 주요국들의 우려가 맞서는 전선이 형성되어 이를 둘러싼 이견 절충과 타협이 관심사로 떠올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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