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언제조기 日 아소, 이번엔 윤리지침 어기고 골프회원권 구입
도쿄도의회 선거 참패에 아베 사과한 날 공개돼
(도쿄=연합뉴스) 최이락 특파원 =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이 대신규범(공직자윤리지침격)을 어기고 지난해 골프회원권을 구입한 것이 드러났다고 교도통신이 3일 전했다.
이날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전날 치러진 도쿄도의회 선거에서 자민당이 역사적인 참패를 기록한데 대해 "깊이 반성한다"며 겸허한 국정 운영을 다짐했지만 아소 부총리로 인해 빛이 바래게 됐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2001년 각의(국무회의)를 통과한 대신규범은 각료나 부대신, 정무관 재직자가 해서는 안되는 일들을 규정하고 있다.
업무 관계자로부터 접대를 받거나 사기업의 임원 겸직을 금지하는 것은 물론 임기 중에 주식이나 부동산, 골프 회원권 매매를 삼가도록 하고 있다. 위반시 벌칙 규정은 없다.
이날 공개된 국회의원 자산보고서에 따르면 아소 부총리는 지난해 재임 중에 후쿠오카(福岡)CC의 회원권을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는 구입 이유를 "(아소 부총리가) 지인의 부탁을 받고 구입했다. 투기목적은 아니다"라고 적었다. 현재 이 지인에게 되팔기 위한 절차를 진행 중으로 이를 통한 이익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아소 부총리의 사무실측도 "자숙했어야 했다. 솔직히 사과드린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그러나 구입액, 정확한 구입경위는 공개하지 않았다.
앞서 아소 부총리는 총리로 재직하던 2009년 3월에 대신규범을 어기고 재직 중 주식을 대량으로 매각한 히라타 고이치(平田耕一) 당시 재무상이 제출한 사표를 수리한 바 있다.
당시 히라타 재무상은 자신이 사장으로 재직하던 회사의 주식을 장외거래를 통해 매각한 것이 문제 됐었다.
아소 부총리는 잦은 말실수를 해서 '망언 제조기', '실언 제조기'로도 불린다.
지난 1월에는 한일통화스와프 문제를 거론하며 "통화스와프 체결에 따라 한국에 돈을 빌려줬다가 돌려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서 비판을 받았다.
지난해 6월에는 홋카이도(北海道)에서 열린 자민당 집회에서 노인들의 소극적인 소비 성향을 거론한 뒤 "90세가 되고도 노후가 걱정된다는 사람이 TV에 나오는데 '언제까지 살아 있을 생각인가'"라고 말했다가 곤욕을 치렀다.
2014년 12월에는 홋카이도 중의원 선거 지원 유세 과정에서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사회보장 비용 증가 문제를 언급하면서 "아이를 낳지 않는 쪽이 문제"라고 말했다.
2013년 7월 강연에서는 개헌의 당위성을 이야기하면서 나치 정권이 헌법을 무력화한 수법을 배우자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가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았다.
2003년 6월 도쿄대 강연에서는 과거 일제가 조선 황민화 정책의 일환으로 강제했던 창씨개명에 대해 "조선인들이 '성씨를 달라'고 한 것이 시발이었다"라는 망언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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