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랴오닝함 '조용히' 대만해협 통과…7일 홍콩 도착
랴오닝함 대만해역진입에 대만전투기 출격감시…"별일 없어"
홍콩서 항모에 젠-20 스텔스기 선보이며 해공군 군사력 과시
(상하이·타이베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류정엽 통신원 = 홍콩을 향하는 중국 항공모함 랴오닝(寧號)함 전단이 대만해협을 조용히 빠져나갔다.
3일 대만 자유시보에 따르면 대만 국방부는 전날 오후 랴오닝함 항모전단이 대만 방공식별구역에 진입한 뒤 오후 9시30분께 대만해협을 빠져나가 남서쪽으로 계속 항행 중이라고 밝혔다.
대만 국방부는 랴오닝 항모 전단이 대만 해역에 진입한 뒤 전투기를 출격시켜 감시했지만 해상과 공중에서 특이상황은 없었다고 전했다.
함재기 젠(殲)-15를 탑재한 랴오닝함은 미사일 구축함인 지난(濟南)함과 인촨(銀川)함, 호위함 옌타이(烟台)함 등 전단을 이끌고 양안간 해협 중간 경계선을 따라 항행했다.
랴오닝 항모전단은 지난 달 25일 모항인 칭다오(靑島) 해군기지를 출발해 서해와 동해에서 기동훈련을 마친 뒤 홍콩 주권반환 20주년을 기념한 군사훈련을 위해 홍콩으로 향하는 중이다.
랴오닝함은 올초 서태평양과 남중국해에서 훈련을 마치고 지난 1월12일 대만해협을 통과해 북상한지 6개월만에 다시 대만해협에 등장, 양안 긴장을 고조시켰다.
특히 항모전단이 대만 북동쪽으로 진입해 미야코해협(宮古)과 바스(巴士) 해협을 통과할 경우 대만 동부지역이 중국군에 노출돼 군사적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대만의 우려는 컸다.
군 관계자는 "랴오닝함이 대만 동부 항로를 택하지 않은 것은 대만 동남부 지역에서 북상중인 3호 태풍 '난마돌'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왕쿤이(王昆義) 대만 단장(淡江)대 교수는 "랴오닝함의 남하 훈련은 필연적으로 대만을 거칠 수 밖에 없다"며 "중국은 항모전단 외에도 대만을 위협할 수단이 무수히 많기 때문에 과도하게 긴장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랴오닝함은 오는 7일 홍콩에 도착, 11일까지 머물면서 8∼9일 이틀간에 걸쳐 홍콩 시민들에게 함상을 공개할 예정이다. 아울러 중국의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 젠(殲)-20이 홍콩 상공을 처음으로 비행하게 될 전망이다.
이는 중국 해군과 공군 전력의 증강을 대표하는 두 전략무기를 홍콩에서 선보임으로써 자국의 군사력을 과시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날 사설을 통해 랴오닝함 전단의 홍콩 기항은 중국이 국가안보와 군사전략 차원에서 홍콩을 방위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내겠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중국 남해함대 부대가 홍콩 까우룽(九龍) 반도 서부에 주둔하고 있으면서도 그동안 홍콩에 대한 내정간섭 우려를 의식해 중국 해군함정의 존재를 홍콩에서 부각시킨 적이 거의 없었던 점을 신문은 지적했다.
신문은 이에 따라 동서양의 접점인 지리적 잇점을 활용해 홍콩을 해군 외교의 거점으로 삼는 방안을 제안하며 함정 공개를 통해 군사적 투명성을 강화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신문은 또 군 소식통을 인용해 젠-20 전투기가 홍콩까지 비행해 홍콩 주권반환 20주년을 기념한 군사훈련에 참가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중국군 관계자는 "젠-20이 수분만에 홍콩으로 건너갔다가 광둥(廣東)성 공군기지로 귀항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젠-20이 지난 4월에야 실전 배치된데다 홍콩내 이착륙에 따른 기술적 난제가 불거진 점을 들어 단지 홍콩 상공을 비행하는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젠-20은 지난 2011년 1월 첫 시험비행에 성공한 뒤 지난 4월 중국 공군에 정식 편입된 다목적 스텔스 전투기로 중국공군은 2년내 100대 배치를 목표로 양산에 착수한 상태다.
jo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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