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서 11그루가 엉켜 1그루로 합쳐진 소나무 발견
울산생명의숲, 석남사 숲에서 찾아…대형 유주 형성된 굴참나무도
(울산=연합뉴스) 허광무 기자 = 울산생명의숲은 11그루 소나무 줄기가 서로 붙어 마치 1그루처럼 자라고 있는 '11주유 합동체 소나무'를 발견했다고 3일 밝혔다.
울산의 노거수를 조사하던 정우규 박사 연구팀은 울주군 가지산 석남사 입구 숲에서 이 나무를 찾았다.
나무는 소나무 줄기가 스프링 모양으로 자라는 일명 '뱀송' 품종으로 밑동 둘레 2m, 가슴둘레 1.8m, 키 20m 크기다.
이 나무 밑동 부분은 여러 그루의 나무가 서로 붙은 것 같은 모양이지만, 사람 키를 넘어서는 지점부터는 하나의 굵은 줄기가 뻗어있다.
정 박사는 "한 개의 솔방울에서 싹이 난 11그루의 쌍둥이 유묘가 지표면부터 서로 줄기를 감고 자라다가 2m 지점에서 생장점 분열조직이 서로 합쳐져 150∼200년 동안 한 몸으로 자란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는 "유묘 11그루가 서로의 줄기를 돌면서 자라다가 바람 등으로 생긴 상처가 아무는 과정에서 생장점 부위가 합쳐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나무 두 그루의 일부가 합쳐져 물과 양분을 주고받는 사례는 있지만, 11그루가 완전히 유합돼 한 그루로 자라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희귀하다고 생명의숲은 설명했다.
이 단체는 석남사 인근 숲에서 유주(乳柱·젖기둥)가 발달한 굴참나무 1그루도 발견했다.
이 나무는 뿌리목 둘레 4.6m, 가슴둘레 3.4m, 키 20m, 갓 너비 20m 규모인데 땅에서 2.5m 높이 지점에 길이 1.1m, 둘레 1.5m 크기의 유주가 발달해 있다.
유주는 상처 입은 나무줄기가 재생되면서 형성되는데, 이번에 발견된 대형 유주는 매우 드물다고 생명의숲은 설명했다.
생명의숲 관계자는 "희귀한 소나무와 굴참나무 보호를 위해 주위 경쟁 식생을 제거하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면서 "이들 나무를 지역의 관광과 교육자원으로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hk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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