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정환 감독의 기적, 2부리그 팀을 J리그 1위로 만들다
2부리그 떠돌던 세레소 오사카, 12년 만에 1위 등극
현지 언론, 윤정환 감독 집중 조명 "선수 기용 탁월"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일본프로축구 J리그 세레소 오사카를 지휘하는 윤정환 감독이 일본 열도를 흔들고 있다.
윤 감독의 세레소 오사카는 2일 J리그 17라운드 FC도쿄와 경기에서 3-1로 승리해 1위 자리를 꿰찼다.
세레소 오사카는 올 시즌 17경기에서 10승 5무 2패 승점 35를 기록해 1위를 달리던 가시와 레이솔(승점 34)을 끌어내리고 선두에 올랐다.
세레소 오사카가 J리그 1위 자리에 오른 건 2005년 이후 무려 12년 만이다.
지난 시즌까지 2부리그를 맴돌던 세레소 오사카는 올 시즌 1부리그 승격과 동시에 우승을 노리고 있다.
일본 축구계는 세레소 오사카의 1위 등극에 적잖은 충격을 받은 눈치다.
특히 일본 언론은 새로 부임한 윤정환 감독의 리더십을 집중적으로 조명하고 있다.
산케이 신문은 '윤정환 감독의 빛나는 수완, 세레소 오사카 12년 만에 1위'라는 기사에서 "한국 축구대표팀 미드필더로 활약했던 윤정환 감독은 미니 게임 등에 직접 참가하는 등 선수들과 가까운 거리에서 호흡하고 있다"라며 "윤 감독은 선수들의 장점과 능력을 꼼꼼히 파악해 기용한다. 세레소 오사카가 좋은 성적을 내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 매체의 설명처럼 윤정환 감독은 세레소 오사카에서 파격적인 실험을 펼쳤다.
'볼란치'(수비형 미드필더) 가즈야 야마무라를 공격수로 활용해 재미를 봤다. 그는 올 시즌 7골을 기록해 J리그 최다 득점 공동 2위를 달리고 있다.
당장의 성적에만 심혈을 기울이는 것은 아니다. 산케이 신문은 "윤정환 감독은 과감한 선수 육성으로 팀의 미래를 도모하고 있다"라고 소개했다.
윤정환 감독은 만 17세인 유스팀 소속 아유무 세코에게 출전 기회를 주는 등 파격적인 결정도 내렸다.
윤 감독은 2일 FC도쿄와 경기를 마친 뒤 "우리 팀의 질주는 계속 이어질 것이다. 지금은 1단계일 뿐"이라며 "향후 세레소 오사카를 더 큰 클럽으로 만들고 싶다"고 했다.
윤정환 감독이 J리그에서 지도력을 인정받은 건 처음이 아니다.
그는 2011년 처음 지휘봉을 잡은 J2리그 사간 도스를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1부 리그에 올려놓았다.
이후 2014년엔 사간 도스를 J리그 선두로 이끌었으나 석연치 않은 이유로 갑작스럽게 퇴임했다.
2014년 12월 울산 현대 감독으로 부임한 윤정환 감독은 국내에선 가시밭길을 걸었다.
극단적인 수비 축구를 펼쳐 팬들의 거센 비난을 받았고, 결국 지난 시즌 후 K리그를 떠나 세레소 오사카의 지휘봉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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