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우트 파동' 딛고 넥센서 꽃핀 김성민…행운의 완투승
2일 kt전 5이닝 1실점 호투…폭우로 6회 말 무사 1루서 '경기 끝'
KBO리그 72번째 데뷔 첫 승 완투승으로 장식
(수원=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넥센 히어로즈 좌완투수 김성민(23)은 5년 전 한국 야구계를 한 차례 떠들썩하게 했다.
대구 상원고 2학년 때인 2012년 미국프로야구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계약했지만, 볼티모어가 신분조회를 생략하고 접근했다는 사실이 밝혀져 대한야구협회로부터 무기한 자격 정지를 받았다.
미국 진출과 KBO리그 입단 모두가 좌절된 김성민은 일본 대학으로 진학해 손에서 공을 놓지 않았다. 이후 징계가 해제돼 지난해 8월 KBO리그 신인드래프트에 참가했고, SK 와이번스로부터 1라운드 지명을 받아 천신만고 끝에 프로 유니폼을 입었다.
김성민의 야구 인생은 시즌 중 다시 한 번 요동쳤다. 5월 18일 넥센은 SK에 좌완 김택형(21)을 넘겨주고 김성민을 영입했다.
이후 김성민은 넥센에 빠르게 자리했다.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호투를 이어갔고, 2일 수원 kt wiz전에 올해 3번째 선발 등판 기회를 얻었다.
그리고 그가 간절하게 바랐던 프로 첫 승은 완투승으로 돌아왔다.
김성민은 kt 타선을 맞아 5이닝 동안 75개를 던져 안타 3개와 볼넷 1개로 1점만을 허용했다.
직구(41개) 최고 구속은 시속 141㎞에 그쳤지만, 대신 체인지업(20개)·슬라이더(9개)·커브(5개)를 적절히 섞어 던지며 kt 타선을 요리했다.
행운도 따랐다. 김성민은 5-1로 앞선 6회 말 선두타자 심우준에게 기습번트 내야 안타를 내줬다. 곧바로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해 강우 콜드로 경기가 끝났고, 김성민은 KBO리그 72번째로 데뷔 첫 승을 완투승으로 장식한 투수가 됐다.
경기 후 김성민은 "꿈에 그리던 첫 승을 따내 매우 기쁘다"며 "오늘 컨디션이 좋아 무조건 경기에 나가고 싶었는데, 경기 전부터 형들이 농담을 많이 건네서 심적으로 많이 도움됐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이날 수원에 오후 내내 적지 않은 비가 내린다는 예보를 발표했다. 넥센 선수단은 우천 취소를 대비해 오후 4시까지 숙소에서 대기하다 뒤늦게 야구장에 나섰다.
어렵게 선발 기회를 잡은 김성민은 애가 탔다. 경기장에 도착해서도 넥센 선수들은 그에게 "선발로 나갈 때마다 비가 온다"며 농담을 던졌지만, 이 비는 그에게 '행운'이었다.
"(박)동원이 형 리드가 좋았고, 수비 도움이 컸다"며 동료들에게 감사 인사를 한 김성민은 "앞으로 어느 보직이든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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