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양양 90분 주말엔 '그림의 떡'…동서고속도 종일 정체(종합)
개통 첫날 34만대 이용…서울∼춘천고속도로 정체 계속 이어져
도로공사 "주말·피서철 오전 7시∼오후 4시 정체 당분간 지속"
(춘천=연합뉴스) 이재현 이상학 기자 = 수도권과 강원도 동해안을 잇는 서울∼양양고속도로 일명 '동서고속도로' 지난달 30일 완전 개통한 뒤 1일 밤 12시까지 모두 34만8천여 대가 이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개통 이후 첫 주말과 일요일 이틀간 동서고속도로 곳곳에 지체 및 정체 현상이 빚어져 운전자의 불만이 쏟아졌다.
한국도로공사 강원지역본부는 지난 1일 0시부터 24시까지 완전 개통 첫날 이 구간 상·하행 통행량은 양양영업소 기준 31만9천911대로 집계됐다고 2일 밝혔다.
지난 30일 오후 8시부터 당일 자정까지 새로 개통한 동홍천∼양양 71.7㎞ 구간 이용 차량 2만8천184대를 포함하면 34만8천여 대가 이용한 셈이다.
이는 동서고속도로 완전 개통 직전 주말 서울∼춘천고속도로 이용 차량이 18만∼19만대였던 점을 고려하면 2배 가까이 늘어난 통행량이다.
구간별로는 기존 서울∼춘천 구간이 24만4천878대, 새로 개통한 동홍천∼양양 구간이 10만3천217대 등이다.
이날 상·하행 이용 차량 대수는 자정께 집계되지만, 전날과 비슷한 통행량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수도권에서 동해안을 90분 만에 만날 수 있는 동서고속도로는 개통 전부터 큰 관심과 기대를 모았다.
개통 구간을 가장 먼저 통과하려는 차들이 지난 30일 오후 개통에 앞서 동홍천 나들목 갓길과 비상 차로에 긴 꼬리를 물고 늘어서 장사진을 이루기도 했다.
당시 개통 구간을 가장 먼저 주행한 이용자들은 한결 수월하고 빨라진 교통 상황에 대체로 만족했다.
실제 개통 첫날 동홍천 나들목에서 양양 분기점까지는 40∼50분가량 소요됐다.
춘천에서 개통 구간을 이용한 김모(26) 씨는 "기존 44번 국도 등을 이용할 보다는 확실히 편하고 빨라진 것을 실감했다"며 "심하게 막히지만 않는다면 다음부터는 이 고속도로를 계속 이용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개통 후 맞은 첫 주말, 이 고속도로를 이용하려는 차량이 몰리면서 '수도권∼동해안 90분 내 도착'이라는 기대감은 물거품으로 변했다.
더욱이 이날 강원도 곳곳에 시간당 20mm의 폭우가 내리면서 동서고속도로 곳곳은 '저속도로'가 돼 버렸다.
서울∼양양고속도로 내 민자사업 구간인 서울∼춘천고속도로 서울방면 강촌IC부터 설악IC까지 18km 상습 지·정체구간에서는 이날 종일 극심한 지·정체 현상이 빚어졌다.
전날에도 서울∼춘천 구간에 나들이 차량이 몰리면서 화도나들목∼서종나들목∼가평휴게소 22㎞ 구간에서 차량이 온종일 가다 서기를 반복했다.
이 같은 답답한 차량 흐름은 개통 구간으로 그대로 이어졌다.
2일 오후 들어 서울방면 인제IC 일대 7km 구간에서 차량이 가다 서기를 반복, 운전자들을 답답하게 했다.
앞서 개통 첫날이자 주말인 1일에도 동홍천나들목∼내촌나들목 12㎞ 구간에서 답답한 차량 흐름이 이어졌다.
서울∼춘천 구간의 지·정체가 개통 구간에 곧바로 영향을 미치면서 동해안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 셈이다.
이 때문에 '수도권∼동해안 90분 시대'는 평일 통행량이 없는 한적한 시간에나 가능할 뿐 주말이나 연휴, 피서철에는 '그림에 떡'이라는 게 이 구간을 운행한 이용자들의 평가다.
특히 지난 1일 낮 12시 44분께 국내에서 가장 긴 인제·양양 터널(길이 11㎞) 상행선 구간에서 버스가 고장으로 멈춰 서는 바람에 일대가 극심한 혼잡을 빚기도 했다.
한 이용자는 "신호등이 많고 구불구불한 기존 국도보다는 확실히 편해진 것은 맞지만 주말이나 피서철에는 지·정체를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며 "무엇보다 긴 터널이 많아 다소 졸리고 사고 시 대피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동서고속도로 개통으로 동해안 가는 길 분산 효과를 기대했던 영동고속도로 역시 평소 주말처럼 곳곳에서 차들의 거북이 운행이 계속됐다.
영동고속도로 인천방면은 2일 오후 들어 귀경차량이 몰리자 대관령 터널 일대 2km 구간과 봉평터널∼둔내터널 8km, 원주 주변 2km, 여주 분기점∼여주휴게소 6km 구간 등 곳곳이 답답한 흐름이 이어졌다.
이날 동서고속도로를 이용한 이모(75·부천)씨는 "주말마다 지·정체되는 영동고속도로를 피해 동서고속도로를 이용했지만, 부천에서 서양양IC까지 4시간 넘게 걸려 별반 차이를 못 느꼈다"면서 "편도 2차선에 불과한 협소한 고속도로 구조로 인해 상습적으로 지·정체되는 짜증 길이 될 거 같다"고 꼬집었다.
한국고속도로 관계자는 "개통 첫 주말인 탓에 이 구간을 이용한 나들이 차량이 평소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며 "주말이나 피서철 상습 지·정체 구간을 중심으로 오전 7시부터 오후 4시까지 답답한 흐름을 보이는 패턴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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