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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럼증' '환자복'…국정농단 재판에 건강이상 호소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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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럼증' '환자복'…국정농단 재판에 건강이상 호소 '변수'

사안의 중대성·구속 만기 고려…재판부는 '강행군 불가피' 입장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강애란 기자 = '국정 농단' 사건의 재판이 길게는 8개월 넘게 이어지면서 당사자들이 건강이 나빠졌다고 호소하는 사례가 속출해 재판 진행에 돌발변수로 떠올랐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오후 6시 30분께 재판 도중 갑자기 피고인석 책상 위에 팔을 베고 엎드란 채 움직이지 않았다. 이날 재판은 증인신문을 마치지 못하고 바로 끝났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건강 문제를 따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재판 초기 재판부가 '매주 4차례 공판을 열겠다'는 방침을 밝히자 허리 통증 등 건강에 어려움이 있다며 난색을 표시한 바 있다.

그는 앞서 '비선 진료 묵인' 혐의로 기소된 이영선 전 청와대 경호관의 1심에서 증인으로 2차례 소환됐고 구인장까지 발부됐으나 건강 문제를 이유로 불출석하기도 했다.

함께 재판을 받던 '비선 실세' 최순실씨는 이날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를 통해 불만을 드러냈다. 이 변호사는 "검찰이 수사 과정에서 작성한 조서를 반복하는 방식으로 증인을 신문하고 있어서 재판이 길어진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 변호사는 "혹서기가 다가오고 있다"면서 "최씨도 나이가 적지 않은데 8개월째 구속돼 재판을 받는 점을 감안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재판보다도 참여하는 사람의 생명과 신체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최씨는 "외래 진료를 받아야 한다"며 재판부와 출석 날짜를 조율하고 여러 차례 건강 문제를 언급하며 재판 일정이 빡빡하다고 호소해왔다.




문화·예술계 지원배제 명단인 이른바 '블랙리스트' 작성·집행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도 지난달 28일 재판에서 피고인 신문을 받으며 건강 문제를 호소했다.

김 전 실장은 "우리 심장이 주먹만 한데, 거기에 금속 그물망이 8개가 꽂혀 있어 상당히 위중하다"며 "매일 자기 전에 '오늘 하루 살아있게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기도한다. 매일 내 생애 마지막 날이란 생각으로 생활한다"고 했다.

그는 변호인이 "재판부에 할 말이 있느냐"고 묻자 떨리는 목소리로 "제 소망은 언제가 됐든 옥사 안 하고 밖에 나가서 죽었으면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재판 시작 이후 내내 검은 정장을 입고 법정에 나오던 김 전 실장은 지난달 9일에는 처음 '환자복' 수의를 입고 출석해 "기력이 없어서 바지(사복)를 입다가 쓰러지고 너무 불편해서 환자복 그대로 나왔다"고 말했다.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도 5월 28일 구속 기간을 연장할지 심문하는 법정에서 "몸 이곳저곳이 병나고 아파서 많이 힘들다"며 석방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작년 11월 국정 농단 사범 중 가장 먼저 기소된 최씨의 경우 이미 7개월 넘게 재판을 받아왔고, 박 전 대통령은 매주 4차례 법정에 서고 있다.

그러나 사안이 중대한 데다 구속 만기(기소 후 1심 선고까지 최대 6개월) 안에 선고하려면 강행군은 불가피하다는 게 법원 시각이어서 조율이 이뤄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jae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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