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日도쿄 도의회선거…돌풍 고이케, 궁지몰린 아베 꺾을까
선거결과, 日정가 풍향계될듯…자민당 참패시 아베개헌 '동력상실'
아베 사학스캔들·여성의원 폭행사건·방위상 실언탓 사면초가상태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올해 일본 정계의 최고 이벤트 중 하나인 도쿄도의회 선거의 투표가 2일 시작됐다.
사학스캔들을 비롯해 각종 비리와 불상사로 궁지에 몰린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기사회생할지 아니면 반(反)아베 기치를 들어올린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東京)도지사의 돌풍이 태풍으로 바뀔 지에 관심이 모인다.
도쿄도의회 선거는 지방의회 선거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도쿄가 아닌 일본 전체의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2009년 자민당은 도쿄도의회 선거에서 민주당(현 민진당)에 크게 패한 뒤 결국 54년만에 정권을 민주당(현 민진당)에 넘겨줘야 했다.
127석이 걸린 이번 선거의 관전포인트는 아베 총리가 총재인 자민당과 고이케 지사가 이끄는 도민우선(퍼스트)회 중 어디가 더 많이 차지하느냐다.
이번 선거에 자민당은 60명, 도민우선회는 50명의 후보를 냈다. 공명당은 자민당과의 오랜 공조를 깨고 도민우선회와 힘을 합쳐 23명의 후보를 세웠다. 도민우선회와 공명당을 합해 모두 73명이 나섰다. 공산당은 37명, 민진당은 23명의 후보가 후보자 명부에 이름을 올렸다. 전체 후보자 수는 259명으로 경쟁률은 2대1이다.
현재 57석을 가진 자민당이 이번 선거에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거나 적어도 40석대 후반의 의석을 얻어 1당이 된다면 체면치레를 하며 일본 정가의 이슈인 헌법 개정에 박차를 가할 수 있을 전망이다.
그렇지 않고 자민당이 도민우선회·공명당에 과반 이상을 넘겨주거나 역대 최저인 38석에도 못미친다면 개헌추진의 동력을 잃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베 1강(强)' 속에서 쌓였던 불만이 표출되면서 정권의 존립에도 영향을 줄 여지도 있다.
도민우선회가 압승을 거둔다면 향후 고이케 지사의 돌풍은 더 거세진다. 향후 기초지자체의 선거에도 후보를 낼 수도 있고, 기존 정당에서 이탈한 국회의원들과 힘을 합쳐 전국 정당으로 거듭날 수도 있다.
판세는 고이케 지사에 우세하다는 분석이 많다. 고이케 지사 본인의 인기가 높기도 하지만 아베 총리와 자민당 이탈 민심도 흡수하고 있어서다.
투표 1주일 전에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도민우선회 지지 유권자가 자민당 지지보다 많거나 비슷했다.
친구가 이사장인 가케(加計)학원이 수의학부 신설 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아베 총리가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이른바 '사학 스캔들'이 아베 추락을 부채질했다. 이 의혹으로 한 때 60%를 훌쩍 넘던 아베 지지율은 36%(마이니치 신문 조사)까지 떨어졌다.
아베 총리와 자민당은 지난달 테러대책법(공모죄법)의 국회 통과 과정에서 편법을 쓰며 '불통(不通)' 이미지를 보인 점도 아베 지지율을 끌어내린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아베 총리와 같은 호소다(細田)파인 자민당 여성의원 도요타 마유코(豊田眞由子·43)가 연상의 남성비서에게 폭언·폭행한 사건이 유세 기간 내내 악재로 작용했고, 측근인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방위상이 "자위대로서 부탁하고 싶다"며 자민당 후보에 투표해줄 것을 호소하는 '관권선거' 발언을 했다가 몰매를 맞고 있다.
이날 오전 7시 시작된 투표는 이날 오후 8시에 종료된다. 선거 결과는 밤 늦게 또는 다음날 새벽에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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