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매케인 면담…"방위비 분담 美에 잘 설명해달라"(종합)
매케인 "한일 이슈, 한국인 자존심에 타격…文대통령 방미 성공적"
文대통령 "사드배치 좋은 결정 내릴 것", 매케인 "환경평가는 올바른 일"
(워싱턴=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백악관 영빈관인 블레어하우스에서 존 매케인 미 상원 군사위원장을 면담했다.
매케인 위원장과의 면담은 애초 일정에 없었으나, 매케인 위원장이 면담을 희망했고, 문 대통령은 바쁜 일정을 쪼개 면담 요청에 응했다.
문 대통령은 "대통령으로 당선됐을 때 당선 축하 성명을 내주셨고, 이번 방미 때도 지지결의안을 주도해 주셔서 감사하다. 어제 상원 지도부 면담 때도 중심 역할을 해주시고 끝까지 자리를 함께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5월 서로 일정이 맞지 않아 방한이 무산된 것이 아쉬웠다"며 "언제든지 한국에 오시면 연락 달라"고 말했다.
이에 매케인 위원장은 "만나주셔서 감사하다. 대통령께서 상원 의원들의 질의에 침착하고 완벽하게 대답을 해 주셔서 매우 좋은 인상을 남기셨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짧은 모두 발언만 공개하고 문 대통령은 매케인 의원과 약 30분간 비공개로 면담했다.
▲비공개 면담에서 매케인 의원은 "한·일 간 여러 이슈에 대해 잘 알고 있다. 가슴 아픈 사안이고 한국인의 자존심에 타격을 입힌 것으로 해결이 어렵다는 것도 잘 안다. 이런 민감한 문제 해결에 대통령님의 행운을 빈다"고 말했다고 청와대가 전했다.
▲매케인 위원장은 또 "평택 주한미군기지 이전 관련 한국 정부의 협력과 지원에 감사드린다"며 "지금은 어려운 도전에 직면한 시기이고 한미 간 이견이 있더라도 파트너로서 대화와 협상으로 얼마든지 풀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평택 미군기지는 450만 평 규모로 세계에서 가장 넓고 최첨단으로 조성되고 있다. 약 100억 달러를 한국이 부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내 다른 미군기지들에 대해서도 부지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으며 미국의 동맹국 가운데 미국으로부터 무기 수입액이 가장 많은 나라"라며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 관련 논의 시 이를 잘 설명해 달라"고 당부했다.
▲매케인 위원장은 "이런 사실을 미국 국민에게 계속 상기시키겠다"며 "문 대통령의 방미가 아주 성공적이고 모든 언론과 보고서들에 좋은 평가만 나오고 있다. 5년 임기의 좋은 출발을 한 것으로 평가한다. 미국에는 저처럼 한국을 도와줄 사람이 많다"고 화답했다.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사드 배치의 절차적 정당성을 지키는 것이 국민을 이끄는 올바른 지름길이라고 생각하며, 굳건한 한미동맹의 정신에 기초해 좋은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매케인 위원장은 "문 대통령께서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는 것이 올바른 일이라고 믿고 있다"고 답했다.
이날 면담이 성사된 것은 지난달 말 매케인 의원이 방한해 문 대통령과 면담하기를 희망했으나 일정이 맞지 않아 무산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당시 일부 외신은 매케인 의원의 면담이 무산된 것을 두고 새 정부가 미국의 주요 인사를 홀대하고 있다며 '홀대론'을 제기했다.
이에 청와대 측은 오히려 문 대통령이 주말 일정을 비우고 매케인 의원을 기다렸는데 매케인 의원 측에서 방한이 어렵다고 해 면담이 취소된 것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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