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올바른 개혁 이끌 검찰총장 인선 기대한다
(서울=연합뉴스) 법무부가 30일 검찰총장 추천위원회를 가동했다. 7월 3일 첫 회의를 열어 그동안 천거된 후보자들의 적격 여부를 심사할 예정이다. 법무부는 지난 14∼20일 현직 7명, 전직 6명 등 모두 13명의 후보자 천거를 받았다. 추천위는 이 중 3∼4명을 법무부 장관에게 추천하고, 법무부 장관은 최종 1명을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한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아직 국회 인사청문 일정을 잡지 못했다. 장관 직무를 대행하고 있는 이금로 차관이 후보군 추천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국회 인사청문 절차가 늦어짐에 따라 검찰총장을 더 공석으로 두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 같다. 문 대통령이 방미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직후 이 차관이 총장 후보자를 임명 제청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검찰총장 추천위원장은 검사 출신으로 법조계의 신망이 두터운 정성진 전 법무부 장관이 맡았다. 당연직 위원으로는 김창보 법원행정처 차장, 김현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정용상 한국법학교수회 회장, 이형규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 박균택 법무부 검찰국장 등이 참여했다. 다른 추천위원 3명 중에는 한인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눈에 띈다. 검찰에 비판적 목소리를 내온 사회참여형 법학자로,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과 가깝다고 한다. 그 밖의 위원들도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 등 진보 성향 인사들로 채워졌다. 현직 후보자는 연수원 17∼19기에서 골고루 두 명씩 천거됐다. 유일한 여성 검사장인 19기의 조희진 의정부지검이 눈길을 끈다. 전직은 15·16기 각 1명, 17·18기 각 2명이다. 추천위의 구성 면면을 볼 때 호남 출신 비주류 인사가 발탁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새 정부가 출범한 지 두 달이 다 됐다. 하지만 상징적 개혁 대상으로 꼽혀온 검찰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안경환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낙마로 검찰총장 인선과 후속 검찰 인사가 줄줄이 밀려 있다. 박상기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7월 중순에나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박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통과해 정식으로 임명된 다음 총장 인선 절차를 밟을 경우 일선 검찰 인사는 8월 말이나 9월 초에야 할 수 있다. 대대적 검찰 개혁과 사정 작업을 예고한 정부로서 그렇게 오래 기다릴 여유는 없을 것이다. 이번 검찰총장 추천위 가동은 그래서 이 차관을 통한 임명 제청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검찰총장은 전국의 검찰 수사를 지휘하는 막강한 자리다. 새 정부는 출범 일성으로 검찰 개혁을 외쳤다. 그런 만큼 어느 때보다 첫 검찰총장 인선에 관심이 쏠려 있다. 법무부 장관의 임명 제청을 받지만 사실상 대통령이 주도하는 인선이다. 누가 검찰총장이 되는지를 보면 앞으로 개혁 방향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정부의 개혁 의지와 목표를 잘 이해하는 인물이 발탁될 것 같다. 하지만 검찰의 독립성 보장이 가장 중요하다. 권력에 줄을 서는 검찰만 탓할 일이 아니다. 그렇게 만드는 권력의 문제가 더 클 수 있다. 검찰은 잘 드는 칼이지만 위험천만하기도 하다. 검찰을 손에 쥐려고 할수록 개혁의 명분은 그만큼 퇴색한다. 이번 검찰총장 인선은 새 정부 검찰 개혁의 첫 단추나 마찬가지다. 올바른 개혁을 하려면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할 것이다.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