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욕장의 진화] ② 워터·테마파크와도 경쟁
풀장, 워터 슬라이드, 해수 녹차탕…"해수욕장 맞아요?"
캠핑장, 생태 탐방로, 영화상영…가족 단위 관광객 겨냥
(전국종합=연합뉴스) 민영규 기자 = 대형 풀장, 워터 슬라이드, 해수 녹차탕...
대규모 워터파크에서나 볼 수 있던 이 같은 물놀이 시설이 근래에는 전국의 크고 작은 해수욕장에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바닷물에 뛰어드는 것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는 젊은이와 개구쟁이 자녀를 둔 가족 단위 관광객을 유치하려는 자치단체들이 앞다퉈 놀이시설을 도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캠핑장과 생태 탐방로를 조성하고 영화를 상영하는 등 테마파크를 연상하게 하는 해수욕장이 곳곳에 생겼다.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백사장에는 올해 여름 가로 20m, 세로 10m 크기의 대형 풀장 2개가 등장한다.
또 높이 10m에서 150m를 미끄러져 내려가 곧바로 바닷물로 뛰어드는 물놀이 기구인 워터 슬라이드가 들어선다. 주변에는 어린이 풀장과 에어 워킹 볼, 워터 보트 등을 갖춘 '키즈 존'이 마련된다.
전남 순천만 갈대로 만든 파라솔 60개를 설치한 부산 광안리해수욕장에는 트램펄린, 울트라 시소, 문어발, 철골 슬라이드 등 대형 수상 놀이기구가 확대 설치해 즐길 거리를 늘렸다.
근처 수변어린이공원에는 300여 명 규모의 어린이 전용 무료 워터파크가 들어선다.
파도가 높은 부산 송정해수욕장은 국내 서핑족의 성지가 된 지 오래다.
전남 목포에서 서쪽으로 6㎞ 떨어진 작은 섬(0.42㎢) 외달도에는 바닷물을 끌어들인 유아용 풀장과 성인용 풀장을 갖췄다.
전남 보성 율포솔밭 해수욕장은 해수 녹차탕, 해수 풀장, 해안 누리길 등을 조성해 테마가 있는 해수욕장이라는 명성을 얻고 있다.
강원 삼척시는 맹방해수욕장을 가족 단위 피서객과 캠핑객이 쉴 수 있는 '캠핑 비치'로 만든다.
마읍천에서 내려오는 강물과 바닷물에서 번갈아가며 놀 수 있는 어린이 풀 존과 수상 체험행사를 마련해 추억과 재미를 선사한다.
또 송림보호구역에 별도의 캠핑카 구역을 만들고 북 콘서트, 영화상영, 푸드트럭 운영 등으로 다양한 즐길 거리를 제공한다.
경북 포항 영일대해수욕장에는 샌드 썰매놀이를 할 수 있는 대형 모래 언덕이 만들어진다.
갯벌이 있는 부산 다대포해수욕장은 여느 해수욕장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관광객을 유치한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5만9천61㎡에 달하는 방사림이다. 해송 1만4천 그루와 관목 4만3천 그루가 울창한 숲을 이룬다.
숲 속에는 바닷물이 흐르는 해수천, 공연과 휴식을 위한 다목적 광장이 있다.
방사림은 또 바닥분수 가운데 세계 최고인 55m까지 물을 쏘아 올리는 '낙조분수'와 산책코스로 연결된다.
바닥 면적이 2천519㎡인 낙조분수는 1천148개의 조명과 어우러진다.
다대포 해안 자연습지와 모래톱 근처에 길이 653m의 나무 덱으로 설치한 생태 탐방로는 가까이서 습지를 관할하는 데 안성맞춤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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