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소녀상 제막 전야제…강일출 할머니 증언 "또 당해선 안돼"
소녀상 작가 "일본 집요한 방해뚫고 제막하게 돼 감사"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나 같은 소녀들이 전쟁으로 기구한 인생을 살았습니다. 소녀상을 세워 내가 겪은 비극을 후세들이 다시 겪지 않게 해야 합니다. 일본에 또 당해서는 안 됩니다."
영화 '귀향'의 실제 주인공이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강일출(89) 할머니가 미국 조지아주 브룩헤이븐 시립공원에 세워지는 '평화의 소녀상' 제막을 앞두고 감격에 젖었다.
애틀랜타 소녀상 건립위원회(위원장 김백규)는 29일(현지시간) 저녁 조지아주 애틀랜타 한인회관에서 '아직도 끝나지 않은 이야기-애틀랜타 평화의 소녀상 전야제'를 열었다.
'위안부는 매춘부'라는 시노즈카 다카시 애틀랜타 주재 일본 총영사의 망언을 비롯해 일본의 극렬한 반대를 뚫고 소녀상을 제막하기에 앞서 현지 한인 단체가 마련한 자리다.
행사는 배기성 한인회장 환영사, 김미경 무용단 국악공연, K팝 경연대회 우승자 채리티 브라이언트의 아리랑 축가, 김백규 위원장의 경과보고, 마이클 혼다 전 연방하원의원 격려사 등으로 이어졌다.
이어 무대에 오른 강일출 할머니는 직접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증언에 나섰다.
강 할머니는 "브룩헤이븐에 소녀상이 세워져서 기분이 좋다. 나 같은 소녀들이 전쟁으로 기구한 인생을 살았다. 우리나라가 일본에 또 당해서는 안 된다. 방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후세들을 위해 좋은 결정을 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강 할머니는 "소녀상을 세워 내가 겪은 비극을 후세들이 다시 겪지 않게 해야 한다. 일본과 다시 협상해 확실한 사과와 배상을 받아야 한다. 이제 시간이 별로 많지 않다"고 강조했다.
강일출 할머니의 증언이 끝나자 많은 미국인이 줄지어 "여성 인권을 위해 싸워주셔서 감사하다"고 눈물지으며 고개 숙여 인사했다.
소녀상 작가 김운성 씨는 "일본의 집요한 방해를 뚫고 소녀상을 세운 애틀랜타 교민들에게 감사와 존경을 보낸다"고 말했다.
헬렌 김 호 위원은 "처음 예정된 대로 민권센터에 소녀상이 세워졌다면 이렇게 전 세계적인 관심과 후원을 받지 못했을 것이다. 처음보다 많은 사람이 위안부와 인권 문제에 대해 알게 됐고, 현지 언론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소녀상 제막식은 30일 오전 10시(미 동부시간) 브룩헤이븐 시립공원(일명 블랙번2)에서 존 언스트 브룩헤이븐 시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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