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발굴감식단 "속초 발견 유골 6·25 전사자 유해 아니다"
이장 흔적·다양한 연령대·유류품 미발견…전사자로 보기 어려워
(속초=연합뉴스) 이종건 박영서 기자 = 29일 강원 속초에서 주차장 공사 중 발견한 유골 여섯 구는 6·25전쟁 전사자 유해가 아니라는 결론이 나왔다.
유해발굴감식단은 이장 흔적, 다양한 연령대, 유류품 미발견 등 세 가지 이유를 들어 전사자 유해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감식단은 처음부터 함께 묻힌 것이 아니라 다른 곳에서 옮겨졌다고 봤다.
유골 발견 당시 뼈가 가지런히 모여서 나온 게 아니라 뒤섞여 나온 탓에 어딘가에 묻혀 있던 뼈를 한 곳에 옮겨다 묻었다는 추측이다.
턱뼈나 치아 상태 등을 보아 연령대가 어린이에서부터 치아가 거의 다 빠진 노인까지 범위도 넓었다.
여성 유골도 섞여 있었다.
사망 당시 20대로 보이는 유골도 있었으나 이 점만 가지고 전사자라고 단정하긴 근거가 부족했다.
결정적으로 군번 줄, 헬멧, 수통, 군화 등 전사자로 볼 수 있는 유품이 전혀 나오지 않았다는 점에서 감식반은 전사자로 보기 어렵다고 봤다.
감식단 관계자는 "여러 정황을 미루어보아 6·25전쟁 전사자로 보긴 어려웠다"며 "유골을 경찰에 인계하고 현장에서 철수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6·25전쟁 전사자는 아니라고 결론 나면서 어떻게 한곳에 묻혔는지에 대한 궁금증만 커지고 있다.
주민 다수가 유골이 발견된 일대가 해안가와 밀접한 구릉 지형으로 예전에 공동묘지로 쓰였다고 얘기해 설득력을 얻고 있지만 확실하지 않다.
1963년에 해일이 일어나 주민 다수가 숨졌다는 얘기도 있으나 기상청 확인 결과 실제 1964년 일본 니가타 현 부근에서 일어난 지진으로 강원 동해안에 해일이 일어난 사례가 있으나 집계한 피해규모는 없다.
6·25전쟁 전사자 유골만 모아 이장해 유품이 나오지 않았다는 설도 돈다.
이번 유골 발견 현장에서 멀지 않은 '모래기'라는 지역에서 주택을 짓던 중 엄청난 양의 유해를 발견한 적이 있으며 이를 모아 어딘가에 이장했는데 그곳이 바로 이번 발견 장소라는 이야기다.
하지만 모두 확인되지 않은 낭설이다.
경찰 관계자는 "감식절차를 거친 뒤 행정기관에 인계하면 무연고자 시신으로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onany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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