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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샷'에 남북 체육 만찬 분위기 '엄숙→화기애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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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샷'에 남북 체육 만찬 분위기 '엄숙→화기애애'

한국 체육 고위관계자들 '평화의 물꼬' 논의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남북 체육 고위관계자들의 만찬은 화기애애했다.

28일 오후 7시께. 서울 강남구의 한 한정식당에서 만찬이 시작하기 전에는 무거운 분위기가 감돌았다.

북한의 장웅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리용선 국제태권도연맹(ITF) 총재를 비롯한 ITF 북한 태권도 시범단이 도착하기를 기다리는 국내 태권도 및 정부 관계자들은 취재진 출입을 통제하는 등 경계 태세에 나섰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이희범 평창올림픽조직위원장, 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WTF) 총재,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이동섭 국민의당 국회의원, 김운용 전 IOC 부위원장 등 국내 인사들도 만찬장에 들어갈 때 대부분 말을 아꼈다.

장 위원과 리 총재, 북한 선수단은 예정 시간보다 30∼40분 뒤에 음식점 입구에 모습을 드러냈다. 앞서 국기원에서 펼친 ITF 태권도 시범공연이 예정보다 늦게 끝나 선수들이 새 도복으로 갈아입을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약 두 시간 뒤인 오후 9시 20분께,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졌다.

선수들이 먼저 식사를 마치고 버스로 이동했다. 인사를 건네는 기자에게 미소로 화답할 정도로 여유 있는 모습이었다.

만찬에 참석한 남북 체육 고위관계자들도 한결 밝은 표정으로 문을 나섰다. 양복 상의를 벗거나 넥타이를 푼 관계자도 있었다.


가장 먼저 밖으로 나온 최문순 지사는 기분 좋은 미소를 머금고 "평화의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해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아주 좋은 분위기 속에서 술도 몇 잔씩 걸쳤다는 이야기도 전했다.

최 지사는 리용선 ITF 총재와 팔을 엇걸고 술을 마시는 '러브샷'도 했다며 웃었다.

최 지사는 앞서 만찬이 시작하기 전 취재진에게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한 '평창동계올림픽 남북단일팀, 공동응원, 공동입장' 등 문제를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귀띔한 바 있다.

남북은 체육 교류 방안을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함께 모색했다고 참석자들은 입을 모았다.

최 지사를 이어 김운용 전 부위원장과 장웅 위원 등 참석자들이 웃으며 음식점 정문으로 나왔다.

도종환 장관은 장 위원과 악수하면서 "평화의 물꼬를 트는 역할을 부탁하겠습니다"고 말했다.

장 위원은 분위기가 어땠는지 묻는 취재진에 "즐거웠다. 분위기는 너무 좋았다"며 "조 총재를 보면 알 거다"라며 호탕하게 웃었다.

술을 잘 마시는 조정원 총재가 잔뜩 취해서 나올 것이라며 농담을 한 것이다.

특별히 즐거웠던 대화 주제를 묻는 말에 장 위원은 "이 집 김치가 참 좋았다는 것"이라며 다시 한 번 하하 웃었다.

도 장관도 "분위기가 참 좋았다.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며 "(장 위원은) 지혜로운 방법을 찾아가는 게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해주셨다. 경험이 많고 노련한 분이어서 여러 가지 길, 다양한 길을 많이 말씀해 주셨다. 아주 좋은 자리였다"고 활짝 웃었다.

다만 체육인들이 실무적으로 논의할 사안이 많다면서 "구체적인 이야기까지는 나오지 않았다. 모든 것을 차근차근 찾아가야 한다는 이야기가 모였다"고 이날 자리의 성과를 정리했다.

abbi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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