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원 "워싱턴 집값 너무 비싸…주택수당 달라"
반발도 드세…"의원 뿐 아니라 고액연봉자도 살기 쉽잖아"
(서울=연합뉴스) 황정욱 기자 = 미국의 수도 워싱턴에서 활동하고 있는 의원들에 대한 주택 수당 지급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국 공화당의 핵심인사 중 한 명으로 하원 정부개혁감독위원장을 맡고 있는 제이슨 차페츠(유타) 의원은 27일(현지시간) 미 의회전문지 더 힐과의 인터뷰에서 "의원들이 연간 3만 달러(3천430만원)의 주택 수당을 받는다면 더 열심히 일할 것이라고 진정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그는 의원 연봉인 17만4천 달러(1억9천900만원)를 갖고 '전 세계에서 가장 비싼 지역 중 한 곳'인 워싱턴에서 주거비를 대기가 빠듯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면서 "지금 분위기로는 봉급 인상을 제안하거나 표결로 밀어붙이는 데는 그 누구도 나서지 못한다. 하지만 의회에서 제대로 일하기 위해 가장 부유한 미국인이 될 필요는 없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반발도 적지 않다. 한 트위터는 차베츠 의원이 연초 "저소득자의 경우 신형 아이폰 같은 제품 구매를 줄이면 건강보험료를 낼 수 있다"고 한 언급에 빗대 "연봉 17만5천 달러를 벌어들이는 차베츠가 주택 수당으로 (월) 2천500달러를 추가로 받길 원한다. 하지만 그들이 고급 아이폰을 사도 되는지 객관적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 좋아!"라고 꼬집었다.
차베츠 의원에 앞서 지금은 은퇴한 한 전직 의원도 유사한 주장을 한 적이 있다. 워싱턴에서 50마일 이상 떨어진 지역 출신에 한해 회기동안 매일 25달러, 연간 기준으로 2천800달러를 지급하자는 것이 주요 내용이었다.
실제 워싱턴은 집값이 비싼 곳으로 정평이 나 있다. 지난 2015년의 통계만 봐도 1~10월 거래된 주택 5채 중 1채가 100만 달러 넘는 가격에 거래됐다. 지난 20여 년간 젠트리피케이션(도시재활성화) 바람이 거세게 불면서 기존에 워싱턴에 살던 주민 상당수가 외곽으로 밀려나기도 했다.
워싱턴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의원 연봉에 훨씬 못 미치는 사람들은 논외로 하더라도 고액 연봉자들도 워싱턴에 살기가 쉽지 않다"면서 "중산층도 워싱턴에서 적당한 집을 찾으려면 허덕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hjw@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