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 日아베…자민당, 도쿄도의회 선거서 '4중고'
사학스캔들에 국회 독단적 운영 비판…소속의원 비서 폭행 사건도 터져
이나다 방위상 선거 독려하며 "자위대로서 부탁" 또 사고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포스트(post) 아베도 아베다'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독주를 계속하던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아베 1강(强)'의 부메랑을 맞고 사면초가(四面楚歌)에 빠졌다.
요미우리신문은 28일 아베 총리를 걱정하게 하는 '3중고'로 가케(加計)학원 문제, 국회 운영 방식 비판, 자민당 중의원 의원의 폭행을 꼽으며 자민당 내에서 다음 달 2일 도쿄도의회 선거의 투표에서 최악의 결과가 나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이 꼽은 3가지는 모두 아베 총리가 독주하는 상황에서 나온 오만함이 불러온 악재다.
아베 총리는 자신의 친구가 이사장인 가케학원의 수의학부 특혜 신설 과정에서 영향력을 미쳤다는 의혹이 제기된 뒤 의혹을 부인하면서 성의 없는 태도로 일관해 비판을 받고 있다, 여기에는 다수당과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한 과한 자신감이 배경으로 깔려있다.
의혹 문건이 공개된 뒤 이를 '괴문건'이라고 치부했지만 결국 실존하는 문건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아베 총리는 결국 기자회견에서 유감 표명을 했지만, 야권을 탓하는 모습을 보였고, 야권의 증인 소환 요구나 임시국회 개원 요구에도 응하지 않았다.
아베 총리는 논란이 되는 법률을 힘으로 밀어붙이며 국회 통과를 강행하며 독단적인 국회 운영을 하고 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지난달 15일 국회를 통과한 테러대책법(공모죄법)만 해도 법무위원회 표결을 거치지 않고 바로 본회의에 올리기 위해 '중간보고'라는 편법을 썼고 야권은 '불통(不通)'이라고 비난을 퍼부었다.
여기에 도쿄도의회 선거 개시를 앞둔 지난 22일에는 아베 총리와 같은 호소다(細田)파인 자민당 여성의원 도요타 마유코(豊田眞由子·43)가 연상의 남성 비서에게 폭언을 하고 폭행한 사건이 터졌다.
도요타 의원은 사건이 알려지자마자 같은 날 자민당을 탈당했지만,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등 정부 인사들이 계속 감싸는 발언을 하면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여기에 자민당의 단골 '트러블 메이커'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방위상의 자위대 발언은 선거 막판 또 다른 대형 악재로 등장했다.
이나다 방위상은 27일 도쿄도에서 열린 자민당 후보 지원 유세에서 "자위대로서 부탁하고 싶다"며 자민당 후보에 투표해줄 것을 호소했다.
투표 외에 자위대의 정치 행위를 제한한다는 자위대법을 위반했다는 비판이 거세게 제기되자 이나다 방위상은 같은 날 자정 직전에 발언을 철회했지만, 비판은 날이 밝은 뒤에도 계속 쏟아지고 있다.
제1야당 민진당의 후쿠야마 데쓰로(福山哲郞) 간사장 대리는 지원 유세에서 "생각도 할 수 없는 발언이다. 가케·모리토모(森友) 문제와 공모죄 등 지금의 아베 정권의 방식은 이상하다는 목소리를 (유권자들이) 선거에서 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야권은 이나다 방위상의 사임을 요구하며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교도통신은 자민당 관계자들도 이나다 방위상의 발언 대해 선거전에서 마이너스가 될 것이라고 걱정하고 있다. 도쿄신문은 전날 저녁 이 발언을 전해 들은 정부 고위 관료가 한동안 말을 하지 못하더니 "전후 문맥과 상관없이 잘못됐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도쿄도의회 선거는 지자체의 의회 선거이지만, 전국의 국정에 큰 영향을 미칠 정도로 파급력이 크다. 지난 2009년 선거 당시 압승한 민주당(현 민진당)은 이후 이어진 중의원 선거에서도 승리해 정권 교체를 이뤘다. 2013년에는 자민당이 도쿄도의회 선거 승리의 여세를 몰아 중의원 선거에서도 압승을 거뒀다.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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